제로금리 본격화로 보험사의 역마진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생존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하면서 6조원이 훌쩍 넘는 역마진 손실을 자산운용 등을 통해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6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줄었다. 특히, 역마진 충격이 심각한 생명보험사의 경우 7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급감했다.
문제는 지난달 말 0.25%포인트 내린 기준금리 반영 시 향후 수익성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형 생보사를 중심으로 보유 건물과 채권 등을 매각하며 생존을 건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실례로 삼성생명은 부동산과 채권 등을 4000억 정도 매각해 이차손과 변액보증손실을 만회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이 중 매각한 채권 비중은 2230억원 정도다.
한화생명도 올해 1분기 해외 단기채권을 9%정도 매각했다. 해외채권 처분으로 1분기 실적은 어느정도 방어 했으나 2분기에는 국내 채권마저 매각해야 할 처지다. 이 외 다른 보험사들도 채권 매각 등을 통해 자산운용 수익률 만회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보험사들은 오는 10월부터 해외자산 비율을 총자산의 30%에서 50%로 올린 보험업법 개정안이 시행돼 새 투자처를 찾아 해외로 눈길을 돌리기도 한다. 먼저 제로금리에 진입한 일본과 유럽 등 해외 보험사들도 해외투자를 확대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보험사 해외투자 한도 확대가 중요한 것은 보험업의 독특한 재무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보험료로 채권이나 부동산을 사면 자산으로 잡히지만 언젠가는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부채로도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 시 자산과 부채 간 만기의 불일치가 커지고 지급여력비율(RBC)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고, 만기가 긴 해외채권에 투자해 자산·부채 듀레이션의 간격을 최대한 좁히는 것이 자산운용의 묘수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당국도 6월 말께 제로금리에 대한 시장위험을 재보험사에 분산 시킬 수 있는 공동재보험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보험사가 가진 저축보험료나 부가보험료 등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제도로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재보험사와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공동재보험 도입에 따른 실
업계 관계자는 "제로금리가 본격화 하면서 공동재보험 전환 시 거래비용이 커질 수 있다"면서 "6조원을 넘어설 생보사의 역마진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보험 부채를 어떻게 평가할지 등에 대한 합의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류영상 기자 ifyouare@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