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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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에서 적립식은 5%, 약정형은 3%의 발행어음을 특판으로 내놓았는데 시중은행 대비 2배에 가까운 상품으로 VIP에게만 파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며 "현재 코로나19 문제로 마땅히 투자처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초대형 IB만이 할 수 있는 발행어음은 계륵인 상황으로, 한국은행 금리가 0.5%인 상황에서 3%를 내세우면 역마진이 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겠다는 초대형 IB 전략이 위기를 맞고 있다. 2017년부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차례로 인가를 받아 조 단위 발행어음을 만들어 자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후발 주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초대형 IB 대열에 뛰어드는 것조차 망설이고 있다.
4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초대형 IB 자격인 자기자본 4조원 규정을 충족한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올해 4조원을 돌파하는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3곳 모두가 초대형 IB 및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은 당초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초대형 IB 인가 및 단기금융업 라이선스를 획득해 사업 확대를 계획했지만 현재 인가 신청 시점과 사업 청사진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는 당분간 초대형 IB 인가 신청 계획이 없다는 방침이다. 또 이들 3사는 금융감독당국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면서 각종 검사와 규제로 경영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정권 초기 증권업에 대한 전폭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드는 증권사 대형화를 추진해 왔지만 최근에는 다시 규제 일변도로 돌아섰다"며 "덩치를 키운 증권사들이 정부 규제와 코로나19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사업 확대가 아닌 리스크 관리 점검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부동산 PF 익스포저 관리 방안, ELS 총량 규제, 외환 건전성 관리 방안 등 신설되는 규제로 사업을 확대하기보다는 규제 정책에 대응해 사업 구조를 다시 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경징계가 결정되며 단기금융업 인가안 심사를 받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도 웃을 수만은 없다. 중국 안방보험과 7조원에 달하는 미국 호텔체인 딜이 소송전으로 비화될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간 초대형 IB들이 신성장동력으로 투자해온 해외 오피스, 호텔, 인프라스트럭처 등 부동산 대체투자도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제 탓에 무작정 사업 확대를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은행권에 비해 고금리를 내건 발행어음 사업 수익성이 초저금리와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이전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을 팔아 조달한 돈을 회사채, 부동산 PF 등에 투자해 조달 금리 이상 수익을 내야 하는데, 최근 기업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 활기가 떨어지면서 양질의 수익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IB 본부는 작년까지 진행했던 딜을 관리하는 업무만 하지 신규 사업을 찾을 수가 없어 자금을 투입할
[진영태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