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개미들, 버핏도 손절한 美항공주 샀다

글로벌 팬데믹으로 항공 산업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국내 해외 직구족이 미국 항공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낙폭이 큰 항공주를 사들여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다. 코로나19 국면에 원유 ETN, FX 마진거래 등 '한 방'을 노린 투자를 이어온 간 큰 개인투자자들이 이번에는 항공주에 꽂혔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종식과 여행 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유례없는 타격을 입어 시장 상황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3월 이후 국내 해외 직구족은 델타, 보잉 등 낙폭이 큰 항공주를 3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두 종목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각각 1억3570만달러(약 1660억원), 1억3186만달러(약 1610억원)에 달해 해외 종목 중 나란히 6·7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 1주일간 델타항공 순매수 규모는 2300만달러(약 280억원)로 나타나 전체 해외 직구 종목 중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보잉도 1433만달러(약 140억원)를 순매수해 7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매수 행렬의 기저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항공주 주가 반등에 따른 큰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항공 업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큰 업종 중 하나다. 델타항공 주가는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지난 2월 초 56.04달러에서 11일(현지시간) 현재 22달러로 주저앉았다. 보잉도 2월 초 316달러 수준에서 현재 128.91달러로 60%가량 폭락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 종식과 여행 재개 시점에 대한 합리적 추정이 어려워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항공 섹터가 시장 반등과 함께 최근 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바닥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