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자녀 전셋집을 장만해주기 위해 강남구 아파트를 팔고 수원 광교의 넓은 아파트로 이사 갔던 A씨. 최근 서울 송파구 대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수억 원 떨어지자 강남 '재입성'을 바라고 있다. 경기도 집값은 최근까지 계속 올랐고 강남은 떨어지면서 두 지역 아파트값 간 간극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갈아타기' 수요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물론 실제 거래를 타진하면 강남은 급매물을 잡기가 쉽지는 않은 반면 경기도는 팔 때 시세만큼 받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 갭이 곧 다시 벌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강남 입성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에겐 갈아타기 적기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총 6864가구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전용 84㎡)가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 대비 2억2500만원 저렴한 가격이다. 이 아파트는 최근 15억2000만원에 급매로 나와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강남권 아파트가 15억원 선까지 내려오자 이와 갭이 크지 않은 경기도 아파트와 비교가 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집값이 오르면서 강남 갈아타기 대상이 될 만한 경기도 아파트 범위가 넓어졌다. 과거에는 분당, 과천 정도만 강남으로 갈아타곤 했지만, 최근엔 수원, 하남, 화성 등도 가능해졌다는 것.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수원 영통구 이의동 '자연앤자이2단지' 전용 148㎡가 지난 3월 2억7000만원 오른 17억원에 손바꿈됐다. 또 인근 '광교e편한세상' 전용 120㎡는 지난 3월 7500만원 오른 1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집의 면적이 다소 줄어드는 걸 감수한다면 이 아파트를 팔면 강남으로 갈아타기가 가능한 것이다.
갈아탈 때는 물론 여러 제약이 있다. 경기도 집을 샀을 때 대출 없이 샀고, 경기도와 강남 집값의 갭을 현금으로 갖고 있어야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지난해 나온 12·16 대책의 핵심은 이 같은 규제지역 내 고가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를 막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는 1주택 가구의 주택 구입, 무주택 가구의 고가 주택 구입에 대해 1년 내 전입 및 처분 의무를 부과하고, 대출 주택 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에서 시가 9억원으로 변경해 대출을 통한 고가 주택 구입자를 전방위로 압박한다.
전문가들은 이 갭이 곧 다시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강남 아파트는 장기 급등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거품이 빠지는 중"이라며 "뒤늦게 상승 대열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