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관련 스타트업인 프롭테크업체(Proptech) 70% 이상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다면 시장은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그만큼 많았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의장 안성우 직방 대표)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프롭테크 스타트업 70% 이상이 계약 지연, 투자 위축, 매출 감소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프롭테크를 육성하기 위해 단계별 전략 로드맵을 짜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프롭테크포럼이 회원사인 스타트업 4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프롭테크 실태 조사(Covid-19 Proptech Impact Report)'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2개사(73%)가 코로나19로 비즈니스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 자산을 매개로 하는 프롭테크 특성상 전반적인 경제 활동 위축에다 사회적 거리두기, 대학가 개강 연기와 온라인화, 건설 및 분양 시장 급랭 등이 겹치면서 어려움이 더했다.
공유 서비스 분야가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고, 부동산 정보 플랫폼, 건설 솔루션, 인테리어, 부동산 관리 분야도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다만 사이버견본주택 등 비대면 서비스 요구가 증가하면서 가상현실(VR), 데이터&가치평가 등의 일부 기업들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사례로는 1분기 매출 감소(26%), 프로젝트 계약 지연 및 취소(26%)가 가장 많았고 신규 사업 차질(25%), 투자 지연 및 취소(21%) 등도 고르게 높았다. 매장을 휴업하거나 공간을 폐쇄하는 사례도 나타났고 해외 사업 전면 중단, 인력 채용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도 있었다. 피해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억~5억원이 25%, 5억원 이상이 15%였지만 수치로 환산이 불가하다는 기업도 38%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응답 기업의 55%(24개사)가 연초에 세운 목표보다 실제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매출 감소 폭은 10~20% 하락과 20~30% 하락이 각각 33%, 25%로 많았으나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기업도 12.5%에 달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들은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용 지출을 최소화(28.3%)하는 실정이었다. 기술 및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는 응답이 두번째로 많아(26.3%)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거나(21.2%), 인력을 재조정하는(14.1%) 경우도 있었다.
현 상황은 어렵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 이후 프롭테크 시장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봤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이 73%에 달해 '더 나빠질 것' 7%, '변화가 없을 것' 4.5%를 압도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영향을 받는 기간은 3~6개월(41%)을 가장 많이 꼽았고 6개월~1년(25%), 1년 이상(18%)이라는 답변도 43%에 달해 여파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을 묻는 문항에서는 정부의 정책자금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집행 간소화, 대상 및 범위 확대, 집행 기준 현실화 등이 꼽혔다. 특히 "지원 내용이 명확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과는 달리 스타트업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거나 "부동산업에 대한 제약이 프롭테크 분야에까지 이어져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었다", "정부 의지와는 달리 금융 기관 및 집행 기관에서는 매우 소극적이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민간 투자가 위축된 만큼 정부 주도 투자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비롯해 공공 물량을 조기에 발주하거나 지급 조건을 우대하는 방법, 스타트업 지원에 대한 투명하고 빠른 정보 공유, 비대면 협업 및 영업 활동 지원 등도 언급됐다.
안성우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은 "올해 프롭테크 스타트업의 본격적인 도약이 기대됐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부동산 시장을 혁신할 주역인 테크 스타트업들이 일시적인 충격에 꺾이지 않도록 정부 정책 지원 등 다양한 안전망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프롭테크포럼은 국내 프롭테크 성장과 부동산 시장
[이한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