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으로 시장이 하나로 묶여 동조화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으나, 팬데믹이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간 현 상황에선 실적과 향후 위기가 닥쳐도 버틸 수 있는 기업 위주로 주가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코스피가 2000 돌파에 대한 부담으로 1900대에서 '박스피'를 형성한다면 종목 장세는 더욱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증시 하방선을 지지할 수는 있지만 상승을 이끌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간 코스피는 미국·한국 등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1400선에서 1900선까지 회복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도 추가적인 증시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다.
이에 따라 코로나 위기 극복이 더욱 완연해질 5월 장세는 실물지표 부진을 확인하면서 차별화된 종목들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정된 실물지표 충격을 확인하면서 지수보다는 모멘텀을 가진 종목이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보이는 종목 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 증시는 그동안 상승을 이끌었던 대형 기술주와 제약 업종이 부진한 반면 코로나19 피해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업종별 차별화를 보였다"면서 "한국 증시도 지수보다는 이런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5월 이후 주가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업종으로 '언택트 디지털'을 1순위로 꼽아왔다. 코로나19로 실제 사람 대 사람 접촉 빈도가 줄어들면서 언택트주는 강세를 띠었는데, 이런 경향이 이후에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꾸준히 계속 '톱픽'에 올라와 있고, '집콕' 시대 소비의 핵심인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드래곤 등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이사는 "전체 인덱스 자체가 좋아지니 이 안에서 '알파'를 창출할 수 있는 종목 위주로 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제약·바이오, 소비주, 언택트, 미디어 등 기업이 주목되고, 이 중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제약·바이오), 하이트진로(소비), 네이버·카카오(언택트), 스튜디오드래곤(미디어·콘텐츠) 등에 투자할 여지가 커진다"고 말했다.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주류 등 소비주 역시 5월 이후 본격적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병연 NH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도 "이벤트 드리븐 전략에 해당되는 한진칼이나 LG상사, 두산중공업을 제외하면 업종 강세를 이끄는 것은 내수주가 될 것"이라면서 "제약·바이오나 소프트웨어보다는 내수주인 롯데하이마트, 현대백화점, 클리오 등이 유망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
[박인혜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