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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한화손해보험 주가는 117.1%나 큰 폭 상승했다. 지난달 19일 종가 965원을 기록하며 '동전주'라는 굴욕을 겪은 지 한 달 만이다. 삼성화재도 같은 기간 51.98% 뛰어올랐다. 이 밖에 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 등 다른 손해보험주 주가도 각각 58.4%, 38.7%, 49.78% 올랐다. 이는 코로나19로 오히려 손해보험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1분기 손해보험사 5곳 합산 손해율이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상승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전망치였던 6%포인트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출 자제와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대형 3사 기준 1월 92%, 2월 87%, 3월 79%로 가파르게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전염 우려로 급감한 병원 방문 환자 수도 보험사 장기 위험손해율을 개선할 수 있는 요인이다.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줄어 보험금 청구가 줄어든다면 손해율은 개선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보험 업황이 본격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코로나19 효과와 연중 사업비 완화가 큰 기여를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업계의 과도한 인보험 신계약 경쟁은 작년 12월을 기점으로 완화됐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보험주 반등세를 두고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잠깐 반등하는 '데드캣바운스'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보험업계 장기 성장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 보험사로서는 보험료 인상 부담이 커진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등세는 손해보험사 단기 실적이 우호적으로 나타나면서 보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손해보험 업계 업황도 좋지 않았다. 정비수가 인상과 중고차 보상 확대 등으로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 손해액이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동차 정비업체들 요구에 정비수가가 올라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올렸다. 하지만 높아진 비용을 보전하기에는 부족했다. 경기가 둔화하면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단행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저금리 기조 또한 보험사의 자산운용 부문 수익성 감소를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들이 갖고 있는 채권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진다.
손해보험사는 금리 하락으로 인한 충격이 크지 않지만 이원차마진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원차마진이란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등 금리부 자산의 금리와 부채 평균 부담 이율의 차이를 말한다. 금리가 하락해 최저보
이 연구원은 "투자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자산 운용을 통한 적정 수준의 마진 확보가 어려워졌다"면서 "유의미한 금리 반등이 뒷받침되기 전까지 보험주의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