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한은 금통위원 3인방…이임사 주요 키워드는?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이 20일 퇴임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환경의 변화에 걸맞는 한국은행의 '변화'를 촉구했다. 반면 이일형 금통위원은 말을 아꼈다.
조 위원과 신 위원은 금통위 내 대표적인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로 꼽히며 이 위원은 금통위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된다. 세 명의 금통위원은 이날 4년의 임기를 마감했다.
우선 조 위원은 "지난 4년간 동료 위원들과 한국경제라는 거대한 열차의 기관차에 앉는 영예를 누릴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며 "한은이 주도적으로 운전하는 우리 경제는 급정거나 급발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디플레이션행 완행이라는 세간의 우려도 없는 안락한 열차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반세기 동안 쌓아 온 Inflation Fighter로서의 한국은행의 명성이, 혹시 이제는 극복해야 할 Legacy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발권력은 절대 남용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할 때 적절히 활용되지 못함으로써 작지 않은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신 위원은 "이제는 과거와 달리 새로운 중앙은행론(論)이 필요한 시기"라며 "코로나19가 경제환경에는 생산, 성장률, 고용, 물가 등 많은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변동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에 해오던 전통적인 수단 외에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 및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의 변화한 환경에 맞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한은이 그 부분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과 앞으로 남아 있는 과제 등에 대해서는 이미 금통위 회의와 의사록을 통해 여러번 이야기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떠날 때는 말없이 조용히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특별히 남기고 싶은 퇴임소감은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