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이달 들어 대기업 대출이 5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8조원 이상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빠른 증가세다. 기업들이 비상금을 미리 확보해 유동성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4일 기준 대기업 대출 잔액은 87조7959억원으로 지난달 말(82조7022억원)보다 5조937억원 늘었다.
지난달 8조949억원 불어난 대기업 대출이 이달 들어 2주 만에 급격히 증가한 셈이다. 한 달을 추정하면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대기업은 통상 회사채를 발행해 직접 자금을 조달한다. 은행 대출보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2조원 안팎에 불과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은행 문을 두드린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반회사채 등록 발행 규모는 15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7%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기업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돌아왔거나 돌아올 예정인 회사채는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중소기업 대출(자영업자 대출 포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4일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58조9409억원으로, 전달(455조491
기업 대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중은행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 영업 환경이 악화돼 리스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