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달러화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외화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에 나섰다. 달러화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자 긴급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달러 유동성 부족으로 약세를 보이던 원화값은 이 같은 정부 대책에도 달러당 1240원대를 재차 기록하며 약 10년 만에 최저치를 유지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보다 2.20원 떨어진 1245.70원에 마감했다. 전날 달러당 원화값은 1243.50원으로 2010년 6월 11일(1246.10원) 이후 약 10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으나 하루 만에 더 낮아진 것이다. 정부 시장 안정 조치 영향으로 안정세를 찾아가던 달러당 원화값이 장 마감 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도 같은 시간에 대량으로 빠졌는데 외국인 투자자가 리스크에 대비해 대규모로 자금을 빼간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유동성 위기로 투자자들이 현금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외환보유액 자체를 쓴 것은 아니어서 외환시장 안전판은 많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19일부터 국내외 은행에 대해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 확대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기존 40%에서 50%로, 국외 은행 지점 한도는 200%에서 250%로 늘어난다. 은행이 외환 선물 거래를 할 수 있는 한도를 늘려준 것인데, 달러화를 풍부하게 갖고 있는 외국계 은행 등이 국내 단기자금시장에 달러화를 추가로 공급할 것을 기대한 조치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로 약 50억~100억달러가 추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최근 달러화 단기자금 조달 비용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달러화 단기자금 조달 비용을 나타내는 외환(FX)스왑 포인트는 뉴욕 증시가 폭락한 직후인 지난 17일 -25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금융위기가
정부 대책이 전해진 후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치와는 아직 격차가 크다.
김 국장은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추가 확대, 정부 외환보유엑 직접 공급 등 컨틴전시 플랜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문재용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