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해외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4.5%를 기록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가 0.29%로 플러스 수익률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채권에 비해 해외 채권 펀드의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보다 신용등급이 낮아 리스크가 높은 자산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로 구성된 국내 펀드와 달리 해외 채권형 펀드는 다양한 지역과 신용등급의 채권에 분산 투자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자율이 높아 금융시장이 안정된 지난해 같은 때엔 수익률이 높을 수 있으나 최근과 같은 패닉 장세에선 위험성에 더 노출되는 것이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는 "최근 장세에선 미국 국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채권이 전부 크레디트스프레드(미국 국채와 다른 채권 간 이자율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수익률이 하락했다"며 "경기 악화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등급 회사채까지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작년 한 해 큰 인기를 끌었던 대형급 해외 채권형 펀드들은 한 달 새 가격이 하락했다. 신흥국 채권과 회사채, 하이일드채권 가격 하락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4% 하락했다. 편입자산이 대부분 하이일드채권인 AB글로벌고수익증권 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12.8%로 떨어졌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은 정책금리 인하가 진행 중이지만 극도의 리스크 회피 심리로 인해 자금 유출에 의한 시장금리 상승 흐름이 나타날 수 있는 타이밍"이라며 "지난해부터 장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하이일드 기업들의 경우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함께 맞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혼합자산을 비롯한 핌코 재간접 펀드의 손실도 컸다. 세계적 채권 하우스인 핌코의 펀드를 국내 여러 운용사에서는 재간접으로 설정해 지난해 규모를 크게 늘렸다.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혼합자산(설정액 6996억원), 우리GPIMCO글로벌투자등급(설정액 5476억원), 우리GPIMCO분산투자증권자(설정액 1185억원) 등의 덩치 큰 펀드들이 재작년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꾸준한 현금 창출(이자)을 위해 국채보다는 회사채, 모기지 등을 많이 담다 보니 최근 들어 펀드 수익률이 뚜렷하게 악화됐다. 듀레이션(채권 현금흐름의 가중 평균 만기)이 짧아 이자율 변동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장점이 있는 채권들이지만 크레디트 리스크까지 닥친 상황에선 채권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혼합자산 펀드 역시 한 달 새 6.24% 하락하며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미국 국채 외에는 모두 불안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