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악재에 新규제까지…기업 35% "주총 정족수 부족"

이달 중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상장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과 신설 규제 시행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참석 주주 부족과 의결정족수 미달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정감사인제와 사외이사 연임 제한 등 규제도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30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0년 주주총회 주요 현안과 기업 애로'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정족수 부족을 우려하는 응답이 35%(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고 11일 밝혔다. 감염 우려와 예방책 고심(24%), 감사보고서 지연(13%) 등 어려움이 뒤를 이었다.
정족수 부족 문제는 2017년 말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인 '섀도보팅'이 폐지된 후 매년 반복돼 왔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들은 해결 방안으로 '섀도보팅 부활'(53%) '의결 요건 완화'(30%) '전자투표제 도입·활용 확대'(13%) 등을 꼽았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지정감사인 제도로 외부감사인을 지정받은 기업 중 26.3%는 새 외부감사인의 회사 파악이 미흡하고, 이전보다 엄격한 심사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외부감사 비용이 전년보다 늘었다는 기업도 66%나 됐다. 또한 사외이사 연임 제한 제도 도입에 따라 사외이사를 바꾼 기업의 24.4%는 제한된 후보자와 시간 부족 때문에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최근 강화되고 있는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에 대해서는 34%가 '무리한 경영 개입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오너 경영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여론에 따른 경영 개입'(24.8%) '객관성 부족과 기업 현실에 맞지 않는 평가 기준 적용'(18.9%) '집중투표제 도입 등 무리한 견제 수단 도입 요구'(10.3%)를 제시했다. 올해 정기 주총의 최대 쟁점 사항으로는 '이사·감사 등 임원 선임'(63%) '배당 확대 요구'(7.0%) '사업 확장 여부와 전략'(3.0%)을 꼽았다.
[임형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