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후보는 지난달 자신을 보좌할 핵심 요직인 인사·전략부장과 비서실장에 한일은행 출신 인사를 배치했다. 이들 세 자리는 대통령 조직으로 치면 인수위원회 분과위원장 정도 위치다. 행장 정식 취임에 앞서 권 후보가 내부 움직임을 파악하고 앞으로 진행할 업무의 기본 방향을 정하는 데 핵심적인 조언을 하는 자리다.
권 후보 인사가 탕평으로 불리는 것은 본인이 상업은행 출신이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해서 출범한 우리은행은 두 은행 출신 인사를 적절히 배치해왔다. 손태승 지주 회장은 한일, 권 후보는 상업 출신이다. 하지만 핵심 보좌 역할을 할 자리에는 통상적으로 출신 은행 후배를 많이 기용하는 게 그동안의 관례였다. 이와 달리 권 후보는 첫 인사부터 파격을 택했다.
권 후보는 비서실장으로 김욱배 전 준법지원부장을 선택했다. 김욱배 실장은 지난해 준법지원부에서 근무하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 사태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인물로 통한다. 올해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라임 사태에 대한 권 후보의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근거리에서 정확한 조언을 듣겠다는 의미다. 인사부장은 인사부와 국제부 업무를 두루 경험한 이명수 전 홍콩지점장이 맡게 됐다. 전략부장에는 과거 지주에서 함께했던 이기수 전 뉴욕지점장이 임명됐다. 이기수 부장은 한일 출신이지만 지주에
권 후보가 미국 뉴욕에서 근무해 국제통으로 불리는 것처럼 이들 3명 모두 해외 경험이 있다. 이명수 부장(홍콩), 이기수 부장(뉴욕) 외에도 김욱배 실장이 준법지원부 근무 전에 런던에서 일한 바 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