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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원 농심 부회장 |
농심의 사업 부문은 크게 라면, 새우깡 등 스낵, 백산수 등 음료·기타 부문으로 나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각 사업 부문이 작년 별도 기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63.9%, 16.1%, 20%다. 라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것이다.
실적 개선 전망의 주된 이유도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의 회복이다. 닐슨 등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54% 수준이다. 한때 70%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삼양, 오뚜기, 팔도 등 라면 4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락 추세에 있었다.
그러나 마케팅 전략을 바꾸면서 증권가에선 올해 농심 라면시장 점유율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방영된 '라끼남'이나 '인생라면'은 다소 오래된 브랜드를 환기시키며 소비자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나타냈다"며 "소비자가 제품의 정보를 습득하는 통로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트렌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은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적극적으로 활용된 콘텐츠 마케팅에 기반해 시장 관심도가 상승한 안성탕면의 매출 흐름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짜파구리도 기염을 토하고 있다"며 "대형 신제품이 없는 최근 라면시장에서 메인 제품 비중이 높은 농심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역시 농심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다. 비상식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소비자들의 라면 사재기로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한때 인기 라면 등이 품절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농심 실적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해외 매출의 지속적 증가도 농심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농심의 해외 매출은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 작년 해외 매출은 8억1000만달러로 2015년부터 4년간 연평균 약 10.2%의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기생충에서 람동(Ram-don)으로 번역되기도 했던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은 해외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람동에 대한 검색이 급증하면서 브랜드와 제품 홍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 라면시장에서 농심 제품은 한인과 아시아인들에게만 팔리는 상품이 아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내 매출에선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6, 아시안마켓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로 나타났다"며 "미국 내에서도 백인, 흑인, 중남미계 등의 라면 소비액이 아시아인들보다 더 많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농심은 올해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2억달러를 들여 캘리포니아에 제2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공장은 이르면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2005년 로스앤젤레스(LA) 공장 생산 개시 이후 16년 만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권가 전망치는 각각 2조4756억원, 972억원이다. 각각 작년보다 5.6%, 23.4% 증가한 수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을 1018억원으로 전망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현될 경우엔 2015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1000억원 고지를 탈환하게 되는 셈이다.
농심의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일 목표가를
다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란 시각도 있다. 라면은 대표적인 저마진 상품이다. 박리다매로 저마진을 극복해야 하는데 기대만큼 점유율 상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만족스러운 실적이 나올 수 없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