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자산운용은 사모펀드 'TCA글로벌크레딧전문투자형KTB'의 이달 12일 만기 상황을 앞두고 환매 중단한다고 판매사에 통보했다. 이 펀드는 미국 TCA자산운용의 기업대출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상품으로 지난해 8월 폐쇄형(만기 상환만 가능)으로 설정된 상품이다. 지급이 중단되는 자금 규모는 100억원 정도다.
당초 TCA는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소형사에 대출을 제공하고 이자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였지만 대출 기업 파산으로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TCA운용 직원들은 지난 1월 말 "회사가 회계 조작을 통해 자산 규모와 수익률을 부풀리고 있다"며 미국 SEC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 펀드는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이 기준가 조작 등의 혐의로 SEC로부터 등록 취소 조치를 받아 환매가 중단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이미 환매정지 상태에 이르렀지만 이후 드러난 손실 규모만 1조 2000억 원이 넘는데가 판매처인 은행과 일부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권유 논란까지 겹치면서 피해상황은 일파만파 불어나는 상황이다.
이번 KTB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다른 사모펀드에서 발생한 사기·횡령 등과는 성격이 다름에도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회복되기도 전에 연이어 펀드 운용에 대한 '잡음'이 발생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달 국내 사모펀드 설정액이 2765억 원 줄어들어 2018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다. 해외 사모펀드도 지난달 설정액이 1조2739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 대체투자 바람에 힘입어 지난해 월평균 3조4500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 토막 이상 쪼그라든 셈이다.
한 자산운용업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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