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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총재가 내놓은 담화나 파월 의장 성명의 핵심은 필요할 때 언제든 시장 안정을 위해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두 문장짜리 담화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확대에 따른 경제 전망에 대한 불투명성이 커지면서 불안정한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절한 금융시장 조절과 자산 매입 등을 통해 풍부한 자금을 공급하고 자본시장 안정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국채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구로다 총재가 담화를 발표한 직후 일본은행은 2주 내 5000억엔(약 5조원) 규모 국채 매입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 총재들의 이례적 발언이 잇따르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월 의장의 추가 금리 인하 시사 발언으로 미·일 간 금리 차 축소와 그에 따른 엔화값 상승, 주가 하락 등 악순환이 나타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엔화값 강세가 더 진행되기 전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내놔야 할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닛케이지수만 보더라도 지난달 28일까지 일주일간 2243포인트(9.6%) 급락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장 초반만 해도 3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으나 구로다 총재 담화 직후부터 상승으로 돌아서 전 거래일 대비 201.12포인트(0.95%) 상승한 2만1344.08에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가 상승한 것은 2월 20일 이후 6거래일(2월 23일 휴장)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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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코로나19 변수가 살아 있고 경기 부진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원화 강세가 오래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는 견해가 많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나타났지만 지금처럼 미국 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된다면 다시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주 발표될 예정인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좋게 나온다면 파월 의장 발언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낮아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구로다 총재 담화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적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리 인하라는 확실한 정책을 내놓은 연준과 달리 일본은행은 구체적 대책을 내놓지 못했
[도쿄 = 정욱 특파원 / 서울 = 정주원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