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반 개인도 소액으로 아파트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회사)로 건전한 투자 문화 조성과 집값 안정에 나섰다. 최근 변창흠 LH 사장은 '재무 부담 경감과 정책 지원을 위한 리츠 사업 다각화'를 올해 핵심 전략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
LH는 올해 일반인 대상으로 주택개발 리츠 주식 2개를 공모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 리츠는 LH가 공동주택 용지를 사들여 공동주택을 분양하고 건설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취하는 구조다. LH가 직접 운영수익을 수탁관리하고 미분양 발생 시 매입도 확약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게 강점이다.
상반기 중 공모청약 예정인 김포마송·파주운정3 주택개발 리츠는 이미 100% 분양 완료된 아파트 단지 2곳(김포로얄하임·운정어반프라임)에 대해 목표 수익률 연 5.3%로 156억원을 모집한다. LH 관계자는 "착공과 준공 일정이 겹치는 2곳을 묶어 리츠에 담았고 2022년 9월께 청산 시 출자 1년 반~2년 만에 배당을 받는다"며 "시공사가 책임 준공을 못하더라도 개인투자자 수익을 최대한 맞추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공모 예정인 고양에이 주택개발 리츠는 고양삼송지구 수변공원 인근 복층 연립형과 단독형 주택 '고양삼송 우미라피아노' 527가구를 기초 자산으로 삼았다. 목표 수익률 연 6.2%로 150억원을 공모할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은 물론 스타필드, 이케아 등 편의시설이 가까워 주목받는다.
앞서 지난달 LH가 자산관리자(AMC)로 참여하는 '고양삼송자이더빌리지 주택개발 리츠'가 목표 수익률 연 5.2%로 84억원 규모를 공모했다. 상품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리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청약경쟁률은 0.79대1을 기록했다. GS건설이 짓는 432가구 규모 단지로 지난해 7월 평균 경쟁률 12대1로 완판됐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운용 리츠는 247개에 총자산 48조7000억원 규모다. LH는 부동산 개발 주체로서 리츠 43개, 자산 18조8000억원을 관리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2018년 공모해 증시에 상장된 신한알파리츠도 LH가 기초자산을 제공해 리츠를 설립한 사례다. LH는 매입을 확약해 사업자 리스크를 더는 민관 상생 모델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공모 리츠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3기 신도시 착공에 앞서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에 대비한 대토 보상 리츠를 추진 중이다. 공공택지 개발 과정에서 사업 시행자가 해당 지역 주민에게 보상금을 현금 대신 조성한 토지로 보상하는데 이 토지(대토 보상권)에 출자해 리츠를 설립하고 이를 개발해 얻은 운용수익을 대토 보상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원주민이 개발 이익을 나누고 재정착할 수 있으며 부동산시장 안정화도 노린다. 지난달 남양주 진접2지구에서 첫 대토 보상 리츠가 설립됐고,
베이비부머 은퇴 세대를 겨냥한 귀농귀촌 리츠(경북 의성군·전남 구례군)와 도시재생 리츠(고양 성사동·천안역세권), 공공 지원 민간임대주택도 리츠로 추진 중이다. LH는 리츠 활성화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관련 법 개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