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친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0조29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9조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11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주식 매수 자금 대출로, 증권사와 신용거래에 대해 사전 약정을 맺은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경사진 내리막길을 걷는 와중에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다는 의미다.
신용거래융자에는 고율 이자가 따르지만, 주가가 오르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고도 투자 원금 대비 높은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바라보지만 투자 실탄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주로 활용한다.
문제는 예상과 달리 주가가 떨어질 때 발생한다. 주가 낙폭에 더해 이자까지 물어야 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신용거래로 빚내 사들인 주식 가치가 담보 비율 이하로 떨어져 반대 매매 집행 대상이 되기 때문에 큰 폭 손실이 그대로 확정될 수 있다. 반대 매매를 해도 빚을 다 갚지 못하면 이 계좌는 이른바 '깡통계좌'로 전락한다.
주가가 최근처럼 하락세를 이어 간다면 이 같은 경우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에 코스피가 2000선 밑으로 추락한 상황에서 미국 증시까지 휘청이고 있어 상승을 담보할 수 없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거래융자는 이자 등을 감안하면 호흡이 짧을 수밖에 없는 투자 방식으로, 지금이 저점이라는 판단에서 진행된다"며 "투자자가 저점을 정확하게 짚기 어려운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개인투자자들과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고강도 '팔자'에 나섰다. 지난달 17~28일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4조906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4조2276억원, 1조35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다.
개인이 매수한 종목을 보면 이들이 주가 바닥론을 강하게 믿고 있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개인투자자들이 이 기간에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KODEX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삼성전자 우선주, SK하이닉스,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ETF 순이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 움직임의 두 배를 따라 움직이는 상품으로, 지수가 오를 때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할 때는 손실도 두 배이기 때문에 일반 지수형 상품에 비해 주가 움직임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을 때 활용된다.
KODEX레버리지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기초자산은 각각 코스피200, 코스닥150이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코스피·코스닥 모두 바닥을 치고 솟아오를 것이란 관측이 최근 2주간 지배적이었다는 의미다.
이들 종목의 최근 2주간 주가 움직임을 보면 개인투자자들이 오판했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 수준이 과락 구간이라는 관측도 있어 그간의 손실을 만회할지 주목된다.
정 센터장은 "최근 JP모건이 3월께 한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1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한편으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