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코로나 확산 / 中 관세 인하에 증시 반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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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직전 본격화한 신종 코로나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증시를 확 끌어내린 바 있다. 연휴 후 첫 개장일이었던 지난달 28일에는 코스피가 하루 만에 3.09% 빠지는 쇼크를 주기도 했다.
그러나 6일 중국 정부의 미국산 제품 관세 인하, 신종 코로나 치료제 개발 가능성 뉴스 등 각종 호재가 동시에 나오면서 코스피는 올 들어 최고 일일 상승률(2.88%)을 기록했고, 설 연휴 이후 처음으로 2200 선을 회복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보다 62.31포인트 오른 2227.94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이후 8거래일 만에 2200 선을 넘은 것이다. 코스닥 역시 이날 1.72% 상승하며 672.69로 마감했다. 코스닥이 670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6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이는 올 들어 연일 매도 릴레이를 펼치던 기관의 힘이 컸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장 마감 시간을 기준으로 기관은 코스피에서만 5601억원을 순매수하며 전체 상승장을 주도했다. 외국인도 86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3거래일 연속 1조원을 넘는 매수를 보였다.
시장에선 신종 코로나 리스크 완화보다는 중국 관세 인하에 따른 기대감이 한국 증시 강세에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이날 중국은 75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관세 중 일부를 절반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기존 10%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은 5%, 기존 5% 관세가 적용되던 제품은 2.5%로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간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소비 부진, 경착륙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지만, 중국의 관세 인하 조치는 앞으로 미·중 무역합의 추가 진전의 기대를 높인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대형 수출주가 중심이 돼 상승장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전일보다 2.69%, 2.87% 오른 6만1100원, 10만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차는 6.45% 오른 13만2000원, 포스코는 4.43% 오른 22만4000원, 롯데케미칼은 7.85% 오른 21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 보면 전기전자 업종에는 기관과 외국인이 합쳐 2700억원을 넘는 순매수를 보였고, 기관을 중심으로 운수장비(780억원), 철강금속(420억원), 화학(625억원) 업종에도 매수세가 붙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팀장은 "철강·자동차 업종 등이 강세를 보인 건 기본적으로 이들 업종이 중국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며 "아직 신종 코로나로 인한 공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되는 중국 교역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관세 인하를 미·중 무역분쟁 해결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일 한국 증시 강세는 신종 코로나 관련 우려 완화보다는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대한 중국의 관세 인하 조치에 따른 기대심리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면서도 "다만 중국의 조치는 미국이 지난해 부과했던 120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에 상응하는 것으로 무역분쟁 이슈가 해소됐다고 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증시는 안정을 찾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진자·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언제든 다시 쇼크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