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토스, 브이아이(VI)금융투자 등 3곳의 증권사가 신설·인가된다.
금융위원회는 카카오의 바로투자증권인수안을 내달 5일 승인할 예정이며 곧바로 토스의 증권사 설립 예비인가안도 심사·인가해줄 예정이다. 아울러 하이선물에서 사명을 변경한 VI금융투자는 조만간 선물사에서 증권사 전환인가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카오와 토스는 신규 핀테크증권사로서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메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물사의 증권사 전환신청은 이전 사례가 많았고 인적·물적설비가 돼 있다면 심사를 통해 가능하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가칭)에 이르는 강력한 B2C(소비자거래) 금융플랫폼을 구축할 전망이다. 대출이나 결제에 더해 주식거래, 자산운용상품 판매 등으로 소비자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토스의 경우 모바일 특화 증권사를 설립한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시장에서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 등이 활성화돼 있지만 보다 쉽고 빠른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접근성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VI금융투자의 경우 계열사인 VI자산운용(옛 하이자산운용)이 선박,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서 역량을 보이는 만큼 다양한 대체투자 운용상품을 연계하고 해외거래에 보다 특화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VI금융그룹을 만든 대주주 뱅커스트리트PE가 중국·홍콩계 투자자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권 IB부분 사업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년만에 복수의 증권사에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증권업계에서는 한정된 시장을 두고 '나눠먹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금융당국의 증권업경쟁도평가 결과에서는 이익률이 미국, 일본 보다 크게 떨어져 충분한 경쟁이 있는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1분기를 기준으로 증권업의 당기순이익도 하향세로 돌아섰다. 실제 국내 증권회사 56곳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1조 460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내리막을 걷고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증권시장에서는 거래수수료 매출은 한계에 이른 상태"라며 "혁신적인 경영전략없이 무턱대고 증권업에 진출할 경우 쉽게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 전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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