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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연합뉴스] |
부린이. 부동산과 어린이를 합친 말. 즉 부동산 공부나 투자를 시작한 초보자를 일컫는 말이다.
몸테크. 몸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기대하고 불편함을 무릅쓰고 낡은 아파트에 사는 것을 의미한다.
청포세대.낮은 청약가점과 현금 부족으로 청약을 포기한 밀레니얼 세대를 비유한 말이다.
최근의 부동산 광풍을 반영하듯 모두가 부동산과 관련된 신조어다. 집값 급등에 갑자기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이 늘어나고, 돈을 끌어모으다 못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먹는 이들이 많아진 세태를 보여준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심정으로 녹물이 나오고 외풍이 심한 오래된 집에서의 거주를 택하겠다는 슬픈 재테크 전략도 엿보인다.
이들 신조어에는 집값 급등의 시대 젊은층 사이에서 싹튼 불안과 조바심이 반영돼 있다.
문재인 정부들어 2년 반 만에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40%가 뛰었다. 매매가의 중간값인 중위가격은 2019년 12월 기준 8억 9751만원으로 9억원에 육박했다. 문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중위가격(5억 1588만원)에 비해 무려 3억원이 넘게 치솟았다. 이낙연 전 총리가 최근 팔려고 내놓은 서초구 아파트도 3년만에 시세가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10억원 가량 상승했다고 한다.
이같은 미친 집값 상승세를 보면서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 약속을 믿고 내집마련을 미뤘던 이들은 억장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정부의 말을 거스르고 집을 구입해 재산을 증식한 이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이러다 영영 서울에서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이들은 짓누르고 있다. 그런 탓에 '영끌해서' 추격매수에 나서거나 '부린이'가 돼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고, '몸테크'도 고려하는 것이다. 특히 청약시장에서 소외되는 30대들이 주택매입에 서두르고있고, 부동산 고수 강의장에 몰리고 있다. 불안해진 3040들이 불로소득을 노리고 부동산에 올인하는
18번째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치솟으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투기와의 전쟁' 이란 큰 칼을 뽑을게 아니라 상승 원인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 안사면 안될 것 같다'는 불안감도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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