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신년기획 재테크 기상도 / 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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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2020년 기운을 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2019년 유달리 부침이 심했던 한국 증시가 글로벌 경기 개선과 반도체 업황 반등을 타고 솟아오를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각 증권사는 한국 주식 비중 확대를 제안했다. 한편 2019년 30% 이상 급등한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2019년 최고 인기 자산이었던 채권은 2020년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줄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31일 국내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자산배분 전략에 따르면 2020년에는 한국 증시 투자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증권사는 2020년 재고 축소와 유동성 증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 선행지표 개선 등 증시 회복을 지지하는 요인이 2019년 대비 뚜렷해지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보였다. 다만 이는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기보다 2019년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기저효과에 가깝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각 증권사는 한국 증시가 2019년 부진을 털고 오를 여지가 크다고 봤다. 글로벌 주요국 증시와 비교했을 때 한국 증시는 2019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지만 연말부터 증시 전반에 비교적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만큼 2020년에는 이 같은 격차를 메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종잡을 수 없던 주요 2개국(G2)발 불확실성이 1단계 무역합의로 한풀 꺾인 점도 증시 급락 가능성을 축소시키는 요인이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2020년 코스피 상단은 2400을 전후로 형성됐다. 신영증권과 삼성증권이 2350, KB증권이 2400, 대신증권이 2480을 코스피 상단으로 제시했다. 2019년 코스피가 2200을 코앞에 둔 2197.67에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현 수준에서 약 10% 추가 상승을 바라본 셈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0년 한국 증시가 패자부활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김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는 순환적 반등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이 같은 기대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에서 양적완화와 맞물려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 2020년에는 한결 나아진 거시지표 속에서 한국 증시가 이들을 따라잡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누적된 경기 부양책 효과와 경기전망 개선, 무역분쟁 등 주요 불확실성 완화로 골디락스 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회복 강도와 한국 수출 증가율은 2017년과 2018년 수준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마냥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2020년 유망 섹터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소외됐던 가치주가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시각과 2019년 독주한 정보기술(IT)주가 2020년에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이 공존했다.
김 센터장은 "반도체주는 기본적으로 2020년에 선방할 것으로 보이지만 급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대세 상승장이 예견되는 만큼 PBR가 낮은 가치주나 소형주까지도 볕이 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오 센터장은 "경기 요인과 별개로 구조적 변화를 고려해 기술주와 바이오,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5세대(5G) 상용화 모멘텀을 맞는 만큼 반도체 등 IT주가 상승할 여지가 크다"고 바라봤다.
미국 증시는 '너무' 잘나간 게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작년 급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다는 게 각 증권사 분석이다. 연말까지 놓고 본다면 비중 확대를 추천할 수 있지만 상반기로 한정하면 한국 등 신흥국 증시 쪽이 더 매력적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증권사들이 2020년 유력하게 보고 있는 약달러가 현실화한다면 달러자산의 원화 환산 투자수익률이 낮아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신동준 KB증권 수석자산배분전략가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IT주가 유망해 보이지만 미국에서 2019년만큼 기술주 독주가 나타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2019년 8월까지 금리 하락을 타고 전성기를 구가한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