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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매매 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졌으나 전셋값은 청약 대기 수요가 늘고 교육 제도 개편이 맞물리면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26일 학원가가 인접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종합상가에 있는 중개업소에서 내건 전세 시세표. [한주형 기자] |
서울 강남 대치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책 전에는 싸게 나온 '급매'가 거의 없었는데 대책 이후에 '급매'가 더러 있다. 그래도 가격은 확 떨어지지 않고 평균 시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출 없이 현금으로 구매해야 하니까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급매 물량을 가져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5억원 초과 아파트가 직전 매매가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속속 거래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에스티지S(84㎡)는 24일 21억5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같은 평수가 23억원에 거래됐던 물건이다. 강남 도곡렉슬(84㎡)도 23일 직전 최고가 거래(24억8000만원)보다 낮은 24억3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서초 잠원동 신반포4차(137㎡)는 10층이 21일 28억원에 손바뀜됐다. 불과 10일 전만 해도 같은 평수의 12층이 29억5000만원에 신고가에 팔렸다. 강남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99㎡)도 지난 8월 같은 평수 15층이 28억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23일에는 19층이 27억원에 팔렸다. 도곡동 한 공인중개업소는 "대출이 안 되다 보니 1억~2억원씩 호가가 오르던 상황은 멈췄다. 매수세가 줄다 보니 급매로 나온 물건을 현금 여력이 되는 분들이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12·16 대책 발표 이후 "극소수 현금 부자들이 강남 초고가 아파트의 바겐세일 기회를 독식할 것"이라던 시장의 비판이 사실로 드러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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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꺾였지만 전세가는 되레 더 오르고 있다. 애초 12월은 방학·이사철로 강남과 목동 등 학군지는 전세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다. 여기에 정부가 자사고·특목고를 폐지하고 정시 위주로 교육제도를 개편하기로 정책을 발표하면서 학군지 수요를 자극한 데다 12·16 대책으로 매수를 고려하던 사람들도 관망세로 돌아서 강남 전셋값에 불이 붙었다.
감정원 주간 변동률에 따르면 강남구는 전셋값이 0.52% 뛰었고, 송파(0.35%)·서초(0.32%)·강동구(0.20%)도 방학, 이사철, 청약 대기 수요 등으로 인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목동 학군 양천구(0.56%)는 주요 학군 지역인 목동신시가지와 인근 신축 위주로 뛰었다.
강남구 청담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에는 전세 물건이 나와도 안 나갔는데, 8월께부터는 가격도 오르고 물건도 안 나온다"면서 "전용 84㎡ 아파트 전세 물건은 아예 없다. 요즘 전세는 나오자마자 팔린다. 세 달 후라고 하면 물건도 안 보여준다"고 했다.
15억원 초과 대출 금지와 9억원 초과 담보비율 축소 등으로 서울에서 꺾인 매수세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수도권으로 흘러가고 있다.
세종시는 12·16 대책 이후 되레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풍선효과'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시는 매매가 변동률이 크게 확대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는 1.33% 급등해 지난주(0.37%) 상승폭의 3배를 넘어섰다.
실제 정부
[전범주 기자 / 이선희 기자 / 이축복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