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1시간가량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달 초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최초로 방한한 직후 열리는 정상회담인 데다 내년 시 주석의 방한까지 추진되고 있어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한한령이 해제될 경우 우선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가 수혜 업종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면세점은 중국인 보따리상 '다이궁'에 의존하고 있어 매출은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다이궁 유치를 위한 면세점 간 수수료 경쟁으로 수익성은 좋지 않다"며 "한한령 해제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규제가 해소될 경우 돌아온 '유커'들로 인해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켜봐야겠지만 의류 업종도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텔 업계 역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서울 내 관광호텔이 우후죽순처럼 건설됐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드 사태로 인해 관광객이 줄면서 호텔은 공실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마디로 말하면 영업이익이 현재의 2배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동안 한국 콘텐츠 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이 커졌는데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국 시장이 열리면 그만큼 높은 실적을 기대할
게임업계 역시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다. 중국 정부는 사드 사태가 본격화된 2017년 3월 이후 국내 게임사에 단 한 건의 판호도 발급해주지 않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판호 발급이 시작되면 업계에 의미 있는 성장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