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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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글로벌 1위 업체인 에어캡(AerCap Ireland Limited) 등으로부터 항공기 82대와 항공기 엔진 30대를 리스해 사용하고 있다. 그간 아시아나항공이 비행기 1대당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 매입을 최소화하고 리스계약을 통해 초기 비용 부담을 줄여온 결과다. 문제는 이 같은 리스 비행기도 80대에 달하면서 연간 지급하는 비행기 리스비용만 5500억원에 달하는 점이다. 리스계약상 앞으로 지급해야 하는 예상 리스비용만도 2조9481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각각 항공기 25대와 7대를 재리스하면서 연간 1180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연간 432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여전히 큰 비용이다.
또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비용은 국내 다른 항공사 대비 크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제주항공은 좌석당 리스비용이 1950만원 선이며, 티웨이항공은 3000만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아시아나는 좌석당 리스비용이 35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리스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경우 아시아나의 경영 효율화 작업이 크게 진척을 보일 수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이 과정에서 자체 수익을 내면서도 아시아나도 지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에어캡과 같은 해외 업체보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항공기리스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미래에셋그룹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리스사업부문만 차지해도 연간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성립된다.
일종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아시아나는 비용을 절감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미래에셋은 신사업에 진출해 수익을 내는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국내 및 아시아권 항공사로 사업도 확대할 수 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유럽과 홍콩에서 항공기 금융 딜을 많이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1분기 리스사 설립을 신사업 방안으로 검토 중"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회 창출을 위해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피스, 호텔 등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미래에셋이 항공기 리스 시장에 진출할 경우 아시아나를 비롯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항공기 1대 가격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항공사에는 큰 부담인 데다 리스사가 죄다 외국계라 미래에셋의 경영전략에 따라 보다 저렴한 옵션을 기대할 수 있는 식"이라고 전했다.
항공사뿐만 아니라 국내 은행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도 대체투자의 기회가 생긴다. 국내 은행들은 항공기 금융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베트남 민영항공사 비엣젯(Vietjet) 항공기 금융을 주선했다. 에어버스321 10대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1억4000만달러를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는 형태다. 2015년 에어캡에 1억달러의 항공기 금융을 주선했던 하나은행은 올해 항공기 리스사인 아레나에이비에이션캐피털(ACC)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국민은행도 노부스에이비에이션캐피털(NAC)과 연계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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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