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기도에서 9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거래는 786건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9억원 이상 실거래는 1월만 해도 54건이었다. 2월 44건, 3월 76건 등 1분기에는 매월 100건도 안 됐다. 그러다가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한 하반기부터 늘기 시작해 7월 544건, 10월 786건으로 급증했다. 11일 기준 신고된 11월 9억원 이상 거래 건수는 319건이다. 그러나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매매 거래는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고하게 돼 있어 11~12월 국토부 통계는 실제 거래량이 다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도 과천, 성남 분당, 수원 영통, 하남에서 9억원 이상 아파트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98㎡는 지난 11월 27일 종전 최고가인 16억8000만원보다 1억원 오른 가격(17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성남 분당 일대 중대형 아파트도 하반기부터 매매가 20억원을 넘긴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봇들마을8단지 전용 118㎡(13층)는 지난달 초 20억3000만원에 팔리며 처음 20억원대에 올라섰다. 백현마을9단지 전용 101㎡는 11월 15일 종전 최고가보다 1억원가량 오른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과천도 연일 신고가를 쏟아내고 있다. 과천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11월 18일 14억6000만원으로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과천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대부분 9억원 이상이다. 지난 9월에 거래된 과천 아파트 62건 중 9억원 이상은 61건이었으며, 10월에는 66건 가운데 2건만 빼고 전부 9억원 이상에 거래됐다.
고가 아파트 거래량이 많지 않았던 하남, 광명, 동탄에서도 '10억 클럽' 아파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하남 미사강변2차푸르지오 전용 101㎡는 지난달 13일 9억9500만원에서 10억2000만원으로 손바뀜됐다. 화성 동탄역 시범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3 전용 99㎡는 최근 9억원 이상 아파트가 됐다.
KB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과천, 수원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은 월간 주택 매매 변동률이 서울 상승세를 뛰어넘는다. 지난 6월 대비 11월 월간 매매 변동률은 서울 평균이 1.81%인데 과천은 2.53%, 성남 분당은 2.07%, 수원 영통은 1.81%를 기록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초저금리에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최근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비교적 덜 상승한 수도권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갭 메우기 현상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선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