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오는 20일 신탁수익회사 케이와이에이치에 서울 강서구 가양동 소재 토지·건물을 8500억원에 처분할 예정이다. 케이와이에이치는 인창개발과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8500억원보다 높은 금액에 매각되면 차액은 CJ제일제당 몫이다. CJ제일제당은 또한 이달 말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CJ인재원 1개 동을 CJ ENM에 매각할 예정이다. 금액은 528억3900만원에 달한다.
자산 유동화도 추진한다. 대상은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소재 공장 토지와 건물이다. CJ제일제당은 구로 공장을 신탁수익회사인 와이디피피 유한회사에 세일앤드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거래 금액은 2300억원 규모다.
CJ제일제당은 자산 매각과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9조4752억원, 순차입금 비율은 105%에 달한다. 순차입금은 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숫자이며, 순차입금 비율은 순차입금의 자본 총계 대비 비율이다. 올해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되면 순차입금은 약 8조원 규모로 축소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이 들어오면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은 5 미만으로 낮아지며, 순차입금 비율은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목표 순차입금 규모는 EBITDA 5배 미만이다. 3분기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5.3이며, 작년 말 비율은 4.9다. 슈완스 인수 전 재무구조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부채 비율도 개선된다.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는 16조5200억원이며, 부채 비율은 182%다. 올해 말 재무구조 개선 작업 후엔 부채 비율이 16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2018년 말 부채 비율은 167%였다. 부채 비율은 부채 총계를 자본 총계로 나눈 값이다. 100%가 넘으면 부채가 자본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자 비용 절감 또한 예상된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소 300억원 이상의 연간 이자 비용 절감을 통한 당기순이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미국 슈완스컴퍼니를 약 1조9000억원에 인수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67%에서 3분기 182%로, 순차입금 비율은 같은 기간 99%에서 6%포인트 증가했다. 3분기 순이자 비용은 8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억원 늘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CJ제일제당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조미진 연구위원은 "부정적 등급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실적도 부진을 보이며 올해 말 평가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방안들이 빠르게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경영기조를 인수·합병(M&A)과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수익성, 현금 흐름으로 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M&A 이후 차입금에 대한 시장의 우려 목소리를 경영진이 청취하면서,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며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 재무구조 개선 전략은 △자산 유동화 △수익성 중심 운전자본 관리 △투자
[정승환 기자 /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