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이은 파생결합증권(DLS)손실에 이어 해외 대체투자 자산을 담은 DLS에 또다시 문제가 생겼다. 이탈리아 건강보험료 매출채권을 유동화한 펀드에 투자하는 DLF가 조기상환에 실패한 것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50억원 규모의 이탈리아 건강보험료 매출채권 DLS가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현지 사정으로 매출채권 유동화에 문제가 생겨 상환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2년 전 KB증권이 발행한 이탈리아 건강보험료 매출채권 DLS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펀드(DLF)를 DB자산운용에서 만들어 KEB하나은행에서 팔았는데 동일 구조로 조기상환 시기가 곧 돌아오는 펀드가 총 32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뿐만 아니라 타 증권사들도 비슷한 시기에 해당 기초자산을 담은 DLS를 발행해 조기상환 실패 금액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조기상환 실패지만 사실상 만기까지 6개월 정도만 남은 상황이라 유동성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는 이상 만기상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펀드는 만기 이후에도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은 제한적일 수 있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이탈리아 지방정부에서 당장 조기상환 시기에 맞춰 상환할 여유가 없으니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약속한 쿠폰 지급은 문제없이 만기 이후에도 지급된다"며 "기한이익상실(EOD·대출금 만기 전 회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매출채권을 최종적으로 유동화시켜 돈을 마련해 상환하는 주체가 이탈리아 지방정부라 지방정부 디폴트 상황이 나지 않는 이상 원금을 돌려받는 데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 DLS는 만기 시 기대수익률이 약 5.6%이며 대부분 KEB하나은행에서 판매됐다. 상환 일정이 11월 말인 DLS의 원리금 규모는 50억원 정도인데 내년 1월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구조를 합하면 320억원 수준이다.
은행 고객들은 사실상 매출채권의 발행자가 이탈리아 지방정부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믿고 투자한 것으로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