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를 불과 나흘 앞둔 제이테크놀로지(옛 마제스타)의 정리매매에 불나방 투자자들이 또 몰려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가치가 없는 종목인 만큼 섣부른 추종 매매에 나서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5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제이테크놀로지는 전일 대비 10원(0.52%) 오른 19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제이테크놀로지는 2017년 증권선물위원회의 재무제표 조사·감리 결과 무형자산과 매출채권의 과대계상 등이 적발돼 2017년 11월부터 거래정지 상태가 이어졌다. 두 차례의 개선기간이 끝나고 지난 10월 코스닥위원회은 이 회사에 대해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회사측은 곧바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도 지난달 29일 이를 기각했다. 결국 지난 3일부터 제이테크놀로지의 정리매매가 시작됐다.
제이테크놀로지의 정리매매 첫날은 예상대로 폭락세였다. 3일 제이테크놀로지의 종가는 514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93.04% 폭락했다. 통상 정리매매 종목은 거래정지 직전 주가의 -90% 안팎의 수준에서 거래된다. 정리매매 둘째날이자 상장폐지 엿새 전인 전날부터 불나방 투자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제이테크놀로지의 전날 종가는 1920원으로 전일 대비 73.54%나 올랐다. 장중 한때는 주가가 4050원까지 올라 687.94%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 이 종목을 매수했던 투자자라면 하루 만에 10배 가까운 수익을 낸 것이다. 이날도 제이테크놀로지는 전일 종가 대비 87.50% 오른 3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거래량이 적었던 것도 아니다. 전날 이 종목의 거래대금은 208억원, 이날 현재 15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176억원임을 감안하면 매매회전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면서 빠른 손바뀜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리매매 기간 중 주가 급등 현상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1개 종목이 동시에 정리매매에 돌입했던 지난해 10월의 경우 정리매매 둘째날과 셋째날 일부 종목의 주가가 두 배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감마누는 정리매매 첫날 주가가 93% 폭락했다가 둘째날 장중 181.7% 폭등 했고 지난 4월 에프티이앤이도 정리매매 첫날 장중 주가가 200% 넘는 폭등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현행 정리매매 거래방식이 불나방 투자자들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 현금화를 수월하게 하려다보니 또다른 묻지마 투자 피해자들을 양산한다는 것이다.
우선 정리매매 종목은 상하한가 적용을 받지 않는다. 상장사는 30%의 가격제한폭이 있어서 상한가 이상의 호가나 하한가 이하의 호가 주문을 낼 수 없다. 전일 종가가 1만원인 종목의 경우 7000원에서 1만3000원 사이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리매매종목은 마지막 지분 현금화 기회라는 측면에서 기존 주주가 주식을 팔고 싶어도 하한가 탓에 매도 호가를 낮출 수 없는 문제를 막기 위해 가격제한폭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상한가 제한도 없다보니 비정상적인 폭등세도 벌어진다. 제이테크놀로지는 전날 오전 10시 30분 75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이미 가격제한폭인 30%를 넘어섰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자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으며 오전 11시에 927원, 오전 12시 1520원, 오후 1시 2880원, 오후 1시 30분 4050원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가 흐름이 이어졌다.
또 호가를 접수했다가 30분마다 일괄 체결하는 거래 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통의 상장사는 실시간으로 거래가 체결되지만 정리매매 종목은 동시호가처럼 주문을 모았다가 30분마다 거래를 체결시킨다. 이는 일종의 숙고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매수 주문을 낸 뒤에도 한번 더 생각해볼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거래방식 탓에 허위 매수 주문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가가 오르는 것처럼 높은 가격에 매수 주문을 냈다가 체결시간 직전에 이를
증권가 관계자는 "정리매매 종목의 이상 급등 현상이 종종 벌어지지만 결국 마지막 거래일 종가는 정리매매 첫날 시초가 부근이나 그 아래에서 마무리되는 게 보통"이라며 "오는 11일 정리매매 종료가 다가올수록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추종 매매에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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