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SDI는 올해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2000억원이 반영돼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ESS 시설 화재가 잇따른 것과 관련해 삼성SDI는 지난 10월 2000억원가량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안전장치 설치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화재에 대비하는 특수 소화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다.
일회성 비용 발생 악재를 맞았지만 내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SDI의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2조3739억원, 9968억원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은 올해 전망치 대비 102%가량 늘어난 수치다. 삼성SDI에는 글로벌 전기차 출시 움직임이 내년에 가속화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에는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 속에서 친환경차 비중 확대를 통해 벌금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3만달러(약 3580만원) 수준의 전기차 판매 규모가 내년 하반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에 힘입어 적자 행진을 이어 온 전기차 배터리 분야가 2020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2260억원, 1650억원(전망치)
김 연구원은 "전기차 생산 증가에 앞서 올해 4분기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 사상 첫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