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체 재고 소진율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업계가 다시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레 반도체 장비기업 등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2020년 반도체 수출 회복세 진입 예상'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5G 통신의 도입과 PC 수요 회복으로 침체기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가 커져왔다. 올해 반도체 재고 소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재고는 통상 '주' 단위로 계산한다. 지난해부터 연초까지 국내 반도체 D램의 재고는 9주치에 달했다. 반도체 호황이었던 지난해 중순의 재고가 1주~4주치를 유지했던 것과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5주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반도체 업계 훈풍이 예고되고 있다.
내년에도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북미 데이터 센터 업체들의 서버용 메모리 구매가 재개됐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모바일 D램 선구매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클라우드 및 5G 수요 증가로 서버 증설 투자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내년 전세계 서버용 D램 시장 성장률은 연 40%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침체됐던 반도체 D램의 매출도 날로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전 세계 D램 매출은 전 분기 대비 4.1%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 매출 비중 1·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71억19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체 D램 매출의 46.1%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매출은 44억1100만달러, 시장점유율은 28.6%다.
반도체 대장주의 선전과 더불어 정부의 반도체 소재·장비 국산화 움직임에 따라 해당 업계 수혜가 전망된다. 미래산업은 반도체 후공정 장비인 테스트핸들러(Test Handler)와 소터(Sorter)를 생산한다. 반도체 검사장비의 첫 국산화를 이끈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SK하이닉스에 테스트핸들러를 수주하는 등 하반기 매출에 청신호를 켰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탄화 규소링(SiC Ring) 생산 업체 티씨케이는 지난해 3분기 이후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SiC 수주 잔고가 올해 8월 이후 일부 고객사를 중심으로 재고 확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세정장비와 반도체 미세화 공정에 쓰이는 평탄화(CMP) 장비, 평탄화 소재 생산 기업
그 외 반도체의 주요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를 취급하는 솔브레인, 반도체 전공정 장비기업 테스, 반도체 패키징 기업 SFA반도체 등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