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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롱숏펀드는 공·사모를 막론하고 신규 자금 유입이 씨가 마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자금 유출세에 국내에 설정된 공모 롱숏펀드 규모는 최근 1년 사이 반 토막 났다. 이날 기준 공모 롱숏펀드 총설정액은 2703억원으로 최근 1년 새 2290억원 감소했다. 주식형 공모펀드 대부분이 자금 유출에 시달리고 있지만 롱숏펀드에서는 유출세가 유독 거센 모양새다. 사모도 마찬가지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및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사모 업계의 경우 상황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 설정된 사모 롱숏펀드 가운데 전주 대비 투자금이 유입된 곳은 단 한 군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유출 배경은 수익률 부진이다. 롱숏펀드는 공매도(숏)와 종목 매입(롱)을 고루 사용해 연평균 4~5%의 절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워왔다. 시장 하락기에는 공매도를 통해 수익률을 방어하고, 상승기에는 유망 종목을 매입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롱숏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인컴형 펀드가 10.67%, 멀티에셋펀드가 10.75%의 수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성과 부진이 심각하다. 다만 올해 펼쳐진 채권 및 미국 주식 강세, 한국 주식 약세를 감안하면 롱숏펀드의 수익률 부진이 일정 부분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인컴형 펀드는 채권과 배당주를 편입하며, 멀티에셋펀드는 채권, 부동산, 주식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한다.
주목할 부분은 롱숏펀드 수익률이 국내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보다 못했다는 점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 ETF는 1.89%로 롱숏펀드를 소폭 앞섰다. 단순히 지수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인덱스펀드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적극적인 운용이 오히려 성과를 갉아먹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한 투자자는 "일반 인덱스펀드는 물론 주식형 액티브펀드 평균을 웃도는 보수를 지급하면서 절대수익을 내달라고 했더니 성과가 실망스러워 환매했다"고 말했다.
운용 패착으로는 최근 시장 흐름이 롱숏펀드의 세부적인 운용 전략과 합이 맞지 않았다는 게 첫손에 꼽힌다. 국내에 설정된 롱숏펀드는 코스피200 선물 등 지수 선물 매도와 중소형주 롱 전략을 병행하는 식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공모형의 경우 특히 그렇다. 상장된 모든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가능한 게 아닐뿐더러 개별 종목 공매도보다 지수 선물 매도에 드는 비용이 더 낮기 때문에 종목 공매도보다 지수 선물 매도로 숏 포지션을 취한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지수 움직임과 연동되는 대형주를 제외한 중소형주 매수로 롱 포지션을 취한다.
그러나 최근 증시를 살펴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대형주가 주도해 지수를 떠받치는 장세가 펼쳐졌다.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대부분의 롱숏펀드로서는 롱과 숏에서 모두 손실을 입기 쉬운 상황이었다. 증시가 일정한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