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웬만하면 집전화를 아예 안 받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집 팔라는 독촉전화가 오기 때문이다. A씨가 양도세가 무서워 집 팔 생각이 없다고 해도 중개업소 여러 군데에서 독촉전화가 오고 있다. 여러 중개업소가 A씨의 집 전화번호를 어떻게 아는지 의심스러웠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매도자 우위시장으로 돌아서면서 집을 팔라는 중개업소 전화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하는 강남아파트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연초 대비 살아나자 중개업소는 거래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하지만 양도세가 강화되면서 집주인들은 집을 시장에 못 내놓고 있는 데다 집값이 계속 오르다 보니 매도 타이밍 잡기가 어려워 매물 품귀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26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1월 서울의 매수우위지수가 113.9로 서울은 매도자 우위 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를,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다'를 의미한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더 많은 매도자 우위시장인 것이다. 지난달 매수우위지수가 102.9로 1년 만에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었다. 이달 들어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더욱 견고해진 셈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울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8274건으로 올해 1월 1889건보다 4.4배 늘었다. 특히 강남3구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다. 10월 아파트 거래량이 강남구 480건, 서초구 330건, 송파구 538건으로 올해 1월 대비 5~6배 수준 늘었다. 물건만 있으면 매수자가 붙으니 중개업소가 물건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박원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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