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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한 사실은 필자가 아는 한, 버핏은 평생 본인이나 버크셔해서웨이 자금으로 인덱스펀드에 투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데 있다. 그런 그가 유명 헤지펀드의 수익률 대결 제안을 받았을 때 대항마로 인덱스펀드를 내세운 이유는 사실 '모멘텀 투자를 일삼는 당신들이 아무리 현란한 투자 기법으로 시장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그냥 적당할 때 주식시장에 돈을 툭 묻어두고 장기투자하는 것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가리키는 달보다 그의 손가락에 주목했다. 마치 인덱스펀드가 버핏이 추천하는 최고의 투자 자산인 것처럼 광고하는 사람도, 그렇게 믿고 따르는 사람도 많아졌다.
과거 기관투자가의 전유물이었던 인덱스펀드가 최근에는 저렴한 보수와 지수 추종이라는 장점을 어필하며 어느새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투자 '잇템'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런 추세에 기대어 향후에도 인덱스펀드가 액티브 시장을 지속적으로 잠식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인덱스펀드 위험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투자 자산이든 한 번쯤 경계하는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 투자 자산에 숨겨진 약점이나 위험은 없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인덱스펀드의 가장 큰 약점이자 위험은 투자자들이 이를 단기 딜링용 자산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는 데 있다. 지수 상승이나 하락을 전망하고 그 전망에 따라 편하게 펀드를 매입하거나 매도하기 위해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버핏의 의도를 100% 왜곡하는 것이며, 돈을 잃기 딱 좋은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다. 버핏이 추천했던 인덱스펀드도 투자를 시작한 지 1년2개월 만에 딱 반 토막이 났다. 시장수익률 정도의 ETF 매매로 단기적인 전망을 통해 일반투자자들이
[이창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