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인 것은 물론, 2013년 6월 13일(9551억원) 이후 6년5개월여 만에 최대 기록이다. 연속 순매도 기간으로도 이달 7일 이후 14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나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2조2305억원이다. 리밸런싱 전 5영업일 동안만 산출해봐도 코스피에서 외국인 자금이 2조2431억원 빠져나갔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동안 한국 증시는 중국A주 편입에 따른 지수 비중 하락으로 인한 '리밸런싱 악재'에 시달린 것이다.
MSCI는 2017년 6월 중국A주를 신흥시장 지수로 편입을 확정지은 뒤 A주 비중을 늘려왔다. 지난해 5월 1차 부분편입 당시 A주 시가총액의 2.5%를, 같은 해 8월 2차 부분편입으로 추가 2.5%를 편입했다. 올해 5월 A주 편입비중을 종전 5%에서 10%로 늘렸고, 8월에는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A주가 추가되면서 분모값이 커지기 때문에 MSCI EM지수에서 한국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분모값이 커졌을 뿐 한국의 절댓값이 줄어든 것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가 이처럼 휘청이자 그만큼 증시 매수기반과 체력이 취약하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어김없이 나온다. 다만 과거의 전례를 보면 리밸런싱 이후에는 증시가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12월엔 코스피가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매일경제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과거 중국A주 편입으로 MSCI EM지수 내 한국 비중이 줄었던 때의 코스피 외국인 자금을 분석한 결과 리밸런싱이 완료되기 전에 자금이 먼저 대량으로 빠져나갔고, 막상 지수 조정이 완료된 이후에는 충격이 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증시 위기론이 나오지만 적어도 MSCI 지수조정으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올해 5월엔 리밸런싱을 위한 종가 기준일 5월 28일을 포함한 직전 5영업일에는 코스피에서 외국인 자금이 무려 1조258억원 빠져나갔지만 리밸런싱 완료(29일) 후 5영업일 동안에는 오히려 722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MSCI EM지수 추종 펀드나 자금들이 리밸런싱 전 미리 조정작업을 하고, 오히려 이후에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8월에도 리밸런싱 전 유출된 외국인 자금 규모는 6294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5영업일 동안에는 2230억원이 빠져나가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순매도가 이번주 후반부를 기점으로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MSCI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과 달리 전체의 85%에 달하는 액티브 자금은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고 한국 증시로 유입될 수도 있다. 지난해 5월 31일과 8월 31일 두 차례에 걸친 리밸런싱 당일에도 액티브 자금은 A주 비중 확대에도 불구하고 각각 9506억원, 3966억원의 외국인 순매수를 이끌어냈다.
이달 들어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전체적인 동향도 한국 증시에 부정적이지 않은 환경이다. MSCI 지수 조정 과정에서 신흥국 패시브 주식형 펀드 자금의 유출입 동향을 점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8월 A주 비중 확대에도 불구하고 MSCI 신흥시장 지수 내 한국 비중이 14.68%로 0.54%포인트 상승한 건 신흥국 패시브 주식형 펀드 자금으로 8월 한 달간 42억달러가 유입된 덕분"이라며 "11월에도 56억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MSCI 비중 조절 여파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만 이번주 MSCI 비중 조절 완료 이후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면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는 이번주까지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