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들이 우리나라 경기 부진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평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에 대한 공인회계사들의 분석과 전망을 다룬 'CPA BSI 4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공인회계사가 본 경기실사지수(CPA BSI)에서 올해 하반기 평가는 58, 내년 상반기 전망은 63으로 나타났다. BSI가 100 미만이면 부정적인 응답이 긍정적인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올해 하반기 경기가 악화됐다고 평가한 비율은 50%이며 호전됐다고 평가한 비율은 8%에 그쳤다. 내년 상반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 응답한 비율은 47%, 호전될 것이라 답한 비율은 10%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설문은 공인회계사 290여명이 지난달 14~23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결과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난해부터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씩 회계사들의 BSI 지수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 지수는 지속적으로 악화돼왔다. 다만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올해 하반기를 경기바닥으로 인식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과 반도체 시장의 회복 등을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 경기는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국내 경기 침체의 주요 요인으로는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 정부정책 등 3가지 요인이 꼽혔다. 특히 수출 부진은 올해 하반기 평가(39%)와 내년 상반기 전망(35%)에서 모두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산업별로는 경기둔화와 내수침체로 인한 유통산업과 임상실험이 실패한 제약·바이오 산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산업 역시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부진이 예상된다는 설문 결과가 집계됐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세계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추세 확대 등의 대외 경제 여건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외교 갈등, 홍콩 정세 등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도 대외 여건의 영향력을 더 크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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