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국내 증권사들이 리스크를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규모 및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진행한 '국내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시장의 추이와 위험 분석' 세미나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부동산PF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은 2014년 4조 2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 7000억원으로 3.3배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2014년 37.4%에서 2018년 54.9%로 증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증권업의 위험 노출도(익스포저)는 부동산PF 유동화시장의 양적 성장 뿐만 아니라 질적 지표인 부동산개발사업 및 발행구조에서도 다소 확대됐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증권사 부동산PF 위험지수 평균은 지난 해 0.301로 2014년의 0.254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위험지수는 자본시장연구원이 사업 지역, 사업 용도, 시공사 리스크, 채무보증형태 등 위험 요인들의 점수를 '0~1'사이의 값으로 도출한 지수다.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도가 높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 역시 2014년과 비교하면 증가했다. 자기자본 3조원을 기준으로 중·소형 증권사의 지난 해 평균 위험 점수는 0.4 수준으로 나타났고, 대형증권사는 0.3 이하로 조사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14년 당시 위험지수가 0.2 이하였던 증권사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면서 채무 보증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부동산PF 유동화증권 규모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해 부동산 PF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증권사들이 많아졌지만 위험점수가 대체로 0.3 이하를 유지한다"며 "증권사들의 위험 익스포저가 양적·질적 측면에서 동시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부동산PF 손실률이 높아지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증권사의 손실 금액이 자기자본 대비 최대 20%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금융권 연체율 13%를 적용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할 경우 대부분 증권사의 손실률은 10% 이하 수준이다. 손실 금액은 1조 1000억원 규모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저축은행 연체율 25%를 적용하면 손실률과 손실 금액은 연체율 13% 대비 두 배 가량 늘어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아직은 어느 정도 여력이 있다"며 "대형 증권사들은 익스포저를 관리하고 있다는 특징이 보이고, 일부 중·소형증권사에서는 좀 높게 나타나지만 전반적으로 과도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증권업의 위험 익스포저가 상승 추세고, 저성장 기조로 부동산 시장 침체 가능성도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금융당국과 업계가 위험 관리 실패를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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