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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산애강 충주 본사 전경. [사진 제공 = 정산애강] |
김민식 정산애강 최고재무이사(CFO)는 최근 충주 정산애강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태광실업에 인수된 이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면서 "베트남 CPVC 배관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0년 설립된 정산애강은 플라스틱 소재의 배관 전문 기업이다. PB 배관과 CPVC 배관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PB배관은 독성이 없고 부식 충격에 강해 주로 급수급탕·난방에 쓰이고 CPVC는 내열성이 강해 소방용(스프링클러)으로 쓰인다. 주요 수요처는 아파트 및 주택 설비공사 자재시장이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40% 수준으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14년 태광실업 그룹으로 편입됐다.
전방시장은 양호한 편이다. PB 배관의 경우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시장으로 다소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CPVC는 도입된 지 10년 가량에 불과해 여전히 금속 강관을 대체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CPVC 시장 업황이 최고점을 기록한 것은 분양 확대 등 건설경기가 호황을 기록한 2015~2017년이다. 올해의 경우 아파트 분양 등 부동산 물량이 예년 수준으로 낮아져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크진 않겠지만 회사 측은 우수한 품질력을 바탕으로 CPVC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1억원, 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 78% 늘어나며 태광실업 그룹 인수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올 상반기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특히 지난달 말 기준 이미 전년 연간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돼 실적이 고점을 찍었던 2017년(82억원) 이후 2년 만에 연 매출 7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된다. 무엇보다 CPVC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한 것이 호실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현재 기존 사업의 고도화와 함께 시장 자체를 키울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심도있는 검토를 진행 중이다. 국내 CPVC 시장은 스프링클러에만 국한돼 있어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산애강은 태광실업이 터를 잡고 있는 베트남에 눈을 돌리고 있다.
김민식 이사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의 경우 여전히 스프링클러에 강관을 쓰는 경우가 많아 시장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면서 "현재 현지 CPVC 시장 진출과 관련해 베트남 소방청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CPVC 소재의 확장도 회사 측의 목표 중 하나다. CPVC 배관이 지금까지 주택용에만 쓰였지만 앞으로는 산업용으로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유럽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서는 스프링클러에 국한하지 않고 화학약품 운송이나 라디에이터 등에도 CPVC 배관을 쓰고 있다. 정산애강의 CPVC 배관이 산업용으로도 물꼬를 틀 경우 회사의 또다른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태광실업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뒤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보유 자금을 통한 신사업 추진도 고려하고 있는 카드가 됐다. 3분기 말 기준 정산애강의 현금성 자산은 약 250억원 수준이다. 김 이사는 "신사업의 경우 내년 안으로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친화 정책 역시 정산애강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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