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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K-OTC에서 거래되는 12개 바이오의약 기업 중 9개는 작년 이후 편입됐다. 비보존, 와이디생명과학, 메디포럼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제약회사 비보존은 다음달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 임상 3상 결과 공개를 앞두고 관심을 끌면서 최근 K-OTC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 급등세를 견인했다.
K-OTC에 등록된 바이오기업의 시가총액을 보면 비보존이 1조8151억원, 삼성메디슨이 8906억원, 콜마파마는 2966억원으로 코스닥 상위 바이오기업의 시총과 맞먹는 기업도 많다.
국내 유일 제도권 장외시장으로서 비교적 투명한 거래 환경이 바이오의약 기업과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바이오제약 상장회사들은 연구개발(R&D) 성패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데다 공매도 거래의 타깃이 되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비상장주식은 상대적으로 단타를 노린 주가 조작 세력에 노출될 위험이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비상장주식 거래의 문제는 대부분 정규 시장을 통하지 않고 사설 중개업자들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가격 체계와 결제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K-OTC의 강점은 증권사를 통해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은 "정규 시장을 통하지 않고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경우 현금 지급이 늦어진다거나 주식 입고가 불이행되는 등 거래사기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K-OTC는 증권사를 통해 결제 안정성과 거래 편의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6월 K-OTC에 편입된 비보존 관계자는 "주가 왜곡을 피하고 거래 투명성을 확보해 주주들의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K-OTC에 등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K-OTC 등록을 희망하는 회사가 점차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K-OTC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등록요건을 충족한 회사가 직접 등록하는 방법이 있다. 둘째는 요건을 충족했는데도 등록하지 않은 기업들을 금융투자협회가 임의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주식 공모 전력이 있는 기업은 협회가 지정하면 사실상 강제적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공모 전력이 없는 경우 협회의 임의 지정에 동의한 기업에 한해 K-OTC 거래가 가능하다.
이렇게 편입된 기업들 중 바이오의약 업체들은 K-OTC의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K-OTC 시장에서 거래되는 바이오의약 기업 12개의 시총은 전체 시장의 4분의 1에 육박했다.
작년 초부터 중소·중견기업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면제되는 등 세제 혜택도 투자 활성화 요인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상장 전부터 거래 기록을 쌓아
한편 K-OTC 시장에서는 136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으며 시총은 15조3124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초기 중소·벤처기업이 상장하는 코넥스 시장 규모인 5조4934억원의 세 배에 달한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