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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년간 동대문, 성북 등 강북권 분양가 상승률이 강남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분양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에 방문객이 몰린 모습. [사진 제공 = 롯데건설] |
정부는 앞서 △직전 1년간 분양가가 많이 올랐거나 △서울 집값 상승을 선도한 지역 중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핀셋 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어느 지역이 집값 상승을 선도했는지는 기준이 불명확하고 그나마 객관적 기준이라고 볼 수 있는 최근 1년간 분양가 상승률은 오히려 강북권이 강남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최근 1년간 서울 자치구별 분양가격 및 분양가 상승률'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보다 오히려 동대문, 성북, 은평, 서대문 등 강북권이 분양가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논리대로라면 강북권이 강남권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될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성북이 31.7%로 직전 1년간 분양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서초 30.3%, 은평 16.5%, 구로 15.4%, 서대문 14.0%, 강남 9.3%, 노원 3.9%, 송파 2.8%, 중랑 -2.6% 순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유력한 마용성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은 9월 기준 최근 1년간 분양가 상승률 자료가 아예 없었다.
강북권에서는 성북, 은평, 서대문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동대문은 9월 기준 자료는 없지만 지난 8월 기준으로 1년간 분양가 상승률이 무려 64.6%에 달했다. 이에 비해 강남권에서는 30.3%를 기록한 서초를 제외하면 강남은 9.3%, 송파는 2.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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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청량리역 일대를 재개발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3.3㎡당 분양가 2600만원),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2463만원),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2560만원) 등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모두 성황리에 분양을 마쳤다. 성북구 길음1구역을 재개발한 롯데캐슬 클라시아도 3.3㎡당 평균 분양가를 2289만원으로 책정하면서 성북구 역대 최고 분양가를 경신했다. 강남권이나 마용성 등이 실제 타 지역에 비해 분양가 상승률이 낮거나 분양가 상승률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되면 분양을 앞둔 단지들의 저항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공언한 '동 단위 핀셋 지정'도 한국감정원 등의 자료가 아직 불충분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토교통부 맘대로 주관적인 기준으로 지정하면 피해를 보게 되는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은 "분양가상한제를 무리하게 적용하기 위해 정부가 기준을 완화하는 바람에 사실상 기준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됐다"며 "분양가 상승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거나, 상승률 자료가 확인조차 불가능함에도 정부가 권한을 남용해 마음대로 지정한다면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상승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데도 정부가 임의대로 지정한다면 해당 지역 주민들과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분양가 상승률 기준에 맞춰 집값이 낮은 강북권을 대상 지역으로 지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결국 강남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을 지정할 때는 분양가 상승률뿐만 아니라 여러 고려 사항을 검토하게 된다"며 "여러 정량적 자료뿐만 아니라 정성적인 내용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