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이 같은 아쉬움을 겪는 투자자들이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 운용사들이 우리나라에 직접 자사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해외 펀드가 간소화된 절차로 국내에 판매될 수 있게 하는 펀드 패스포트 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덕분이다.특히 펀드 패스포트 대상 국가인 일본과 호주는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해온 부동산·대체투자 펀드 라인업이 잘 갖춰져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한국은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의 다섯 번째 회원국이 됐다. 이에 따라 한국, 호주, 일본, 뉴질랜드, 태국은 한 회원국에서 여권처럼 등록된 펀드가 다른 회원국에서 간소한 절차만 거치면 판매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도 해외 운용사가 국내에서 펀드를 판매할 때는 역외펀드로 등록해서 국내 판매사를 통해 팔 수 있었다. 그러나 역외펀드기 때문에 우리나라 감독기관에서 등록 절차와 법무법인 자문 등을 거쳐야 해 시일과 비용이 많이 소요됐다. 반면 펀드 패스포트 제도가 도입되면 해외 운용사들이 금융당국의 심사 없이 펀드를 등록만 하면 국내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한국 운용사들도 국내 금융당국에 등록된 펀드는 손쉽게 해외에 팔 수 있게 됐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팀장은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 금융당국의 펀드 승인을 받는 작업이 어려워 펀드 수출이 거의 없었는데 펀드 패스포트하에서는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에서 펀드를 팔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해외 펀드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선택지가 넓어지고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에는 재간접 펀드 운용보수를 국내 운용사, 해외 운용사 양쪽에 내야 했다.
반면 펀드 패스포트하에서는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의 노무라자산운용 등 해외 운용사들이 내놓은 펀드에 바로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특히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회원국 중 호주는 펀드 규모가 총 1조6130억달러(2016년 말 기준), 일본은 1조4600억달러로 3700억달러에 불과한 한국에 비해 시장 규모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다양한 펀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일본 리츠는 안정적인 배당과 높은 가격 수익률 때문에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투자 대상이었지만 국내에서는 일본 리츠 펀드가 두 종류밖에 없었다. 인프라·대체투자로 유명한 호주의 펀드에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가령 호주의 마젤란 펀드는 전 세계 인프라에 투자하는 펀드로 11억달러 규모인데 3개월 수익률 5.5%, 1년 수익률이 25.3%로 우수한 성과를 자
이번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가입을 계기로 한국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제림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