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으로 세수 부족" 세종시, 투기지역 해제 건의

↑ 세종시 중앙행정타운 전경 [매경DB]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로 '거래 절벽' 현상을 겪는 세종시가 국토교통부에 투기지역 해제를 공식 건의했다. 세종시는 서울 외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중복 지정된 상태다.
1일 세종시에 따르면 2017년 '8·2 부동산 대책'으로 세종시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지정돼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제한, 주택담보대출 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40% 적용 등 규제를 받고 있다.
'부동산 규제 종합세트'로 세종시는 2년여간 거래량 절벽 현상으로 취득세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투기지역 지정 당시인 2017년 3분기 아파트 거래량은 1176건이었으나, 올해 3분기 355건으로 3분의 1토막 났다.
취득세는 2017년 3318억원에서 지난해 2946억원, 올해 전망치도 2396억원에 불과하다. 지방세수 중 취득세 비중이 높은 신도시 특성상 취득세가 감소하다 보니 재정 운영도 곤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시는 지난달 말 지역 부동산 거래 정상화, 안정적 세수 확보 등을 위해 투기지역에서 해제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투기지역은 부동산 가격 안정 등 지정 사유 해결이 인정될 경우 국토부 장관이 지정 해제 요청을 하고,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가격 안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시내 주택가격상승률과 지가상승률이 투기지역 지정 기준인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을 투기지역 해제 요인으로 제시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 강남구 등 다른 투기지역보다 주택 실거래 가격이 훨씬 낮은데도 같은 수준 규제를 받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행사 제약으로 볼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큰 폭으로 위축된 만큼 국토부 측과 실무 협의를 통해 투기지역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지적인 가격 불안 현상이 보이는 지역에 대해 대출, 청약, 세제 등 전반의 규제 문턱을 높이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을 펴고 있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갈수록 규제의 강도는 세지나, 규제 범위는 중첩되고 좁아진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고양시, 경기도 남양주시, 부산시 등의 지자체들이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규제지역 중 가장 광범위한 '조정대상지역'에 묶인 지역은 모두 42곳이다.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와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남양주·동탄·구리·안양동안·광교지구·수원팔달·용인수지·기흥 등 9곳, 부산 해운대·동래·수영구 등 3곳, 세종시 전역 등이 여기에 속한다.
주택법 시행규칙(제25조의3)에 따르면 국토부장관은 조정대상지역 지정의 해제를 요청받은 경우에는 '주거기본법' 제8조에 따른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의 심의를 거쳐 요청받은 날부터 40일 이내에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주정심 심의를 통해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해제 불가가 결정될 경우 해당 지자체는 6개월간 지정 해제를 다시 요청할 수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부산 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 경기 고양시·남양주시 조정대상지역 해제 요청이 있었으나, 해제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며 "해당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는 '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라 향후 주정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