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0.66% 하락한 29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 주가가 주당 30만원 선 아래로 추락한 것은 2017년 7월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LG화학은 3월 초 연중 고점인 40만원 대비 주가가 25.1% 하락했는데, 9월 들어서만 주가가 9.4%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집중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투톱' 중 하나인 삼성SDI 역시 9월 주가가 10.6% 하락하며 부진한 상태다.
최근 한 달 동안 ESS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8월 30일 충청남도 예산군 태양광발전소 화재를 시작으로 9월 24일에는 강원도 평창군 풍력발전소에서 불이 났고, 29일에는 경상북도 군위군 태양광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평창에서는 삼성SDI 배터리가, 예산에서는 LG화학 배터리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되던 ESS가 또다시 발목을 잡힐 위기에 놓이면서 배터리 업체는 불확실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호주, 독일 등에 ESS용 배터리를 수출하고 있지만 국내처럼 동시다발로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배터리 제조업체에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실적에 당장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ESS 화재가 배터리 투톱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증권사 3개사 이상이 추정한 LG화학 3분기 영업이익은 5529억원이었지만 9월 말 현재 4169억원까지 내려왔다. 삼성SDI 역시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같은 기간 2513억원에서 2356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ESS 관련 충당금과 유럽 공장 수율 회복 지연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배터리 사업 관련 일회성 비용이 지속되고 있다"며 "9월에도 국내 ESS 화재 관련 일회성 비용 약 150억원이 발생해 예상보다 수익성 회복세가 더딜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LG화학이 ESS전지 부문에서 올해 1580억원 영업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는 삼성SDI의 ESS전지 부문 역시 영업이익이 지난해 1890억원에서 올해 1430억원으로 24.3%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ESS 화재 사건 이후 ESS 사업자들의 수요 불안 심리와 ESS 재보험료 인상 등으로 하반기 수요 회복세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전자재료, 자동차용 전지의 하반기 실적 성장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삼성SDI의 3분기 실적은 한 단계 눈높이를 낮춰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전에 이어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ESS 사업마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국내 주요 배터리주를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