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모가 다시 한 번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하면서 오버행(대량 대기매물)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가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CB 물량이 추가로 늘어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고심 역시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모는 전날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을 위해 바로저축은행, 비에프에이 등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5회차)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은 프랑스 자율주행기업 나브야(NAVYA)가 발행한 2000만유로(약263억원) 전환사채 취득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전환권 행사 기간이 도래한 1회차 CB의 전환가액이 1894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8월 이 회사는 에이치엘컨소시엄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 당시에는 전환가액이 9630원이었지만 액면분할(500→100원) 등으로 조정, 현 주가인 5480원(전일 종가) 보다 크게 낮아졌다. 마찬가지로 청구기간에 돌입한 2회차 CB 역시 전환가액이 5768원으로 현 주가 수준에 근접했다.
현재 즉시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전환사채 물량은 353억5000만원, 전체 CB 물량은 654억원이 됐다. 내달 국내 첫 5단계 완전 자율주행 택시 공개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진다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이번 CB 발행을 두고 시장에서도 호재보다는 악재로 인식하고 있다. 전환가액이 낮은 CB 물량이 대거 신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에스모의 주가는 7
한 업계 관계자는 "나브야 전환사채를 취득해 지분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겠으나 최근 나브야의 주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나브야 CB 전환가액은 보통주 1주 당 2.75유로인 데 반해 현재 나브야의 주가는 1.13유로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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