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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 코스닥 상장사는 올해 갤럭시폴드의 '완판' 행진에 관련 부품 실적이 기사회생하면서 최근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같은 신사업도 향후 KH바텍의 흑자 지속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H바텍의 올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 4분기(7억원) 이후 6분기 만에 흑자 전환이며 순이익은 2015년 4분기(82억원) 이후 14분기 만에 흑자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6~2018년 3년 연속 적자 흐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KH바텍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금속부품을 개발·제조하는 업체다. 삼성전자와 함께 성장했고 향후에도 삼성전자의 신제품 성과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이 업체의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80% 수준이다.
2014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외관에 알루미늄 소재 케이스를 채택하면서 KH바텍 실적이 증가했다. 2015년 이 업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379억원, 312억원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제작 케이스를 적용하면서 KH바텍 실적은 급감했다.
KH바텍은 2016년 이후 '암흑기'를 구조조정의 적기로 판단했다. 경북 구미공장의 설비 일부를 중국 사업장으로 이전하고, 임직원 구조조정을 단행해 비용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KH바텍의 구미공장 3곳 중 가동되는 곳은 1곳뿐"이라고 말했다.
2015년 372억원에 달하던 판매관리비는 작년 25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을 591명에서 98명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줄인 결과다.
KH바텍의 생산설비 이전은 최근에 베트남 쪽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과의 접근성을 높여 스마트폰 부품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KH바텍이 베트남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된 것은 또 다른 삼성전자 협력사인 보광에서 작년 2월 200억원을 주고 하노이 공장을 인수한 덕분이다. 최근 KH바텍이 부활한 계기가 된 갤럭시폴드 '힌지'(경첩) 역시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힌지'는 폴더블폰을 접었다 펼 때 이음새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갤럭시폴드 핵심 부품 중 하나다. KH바텍은 과거 폴더폰과 노트북PC에 힌지를 생산·공급한 경력이 있다. 갤럭시폴드 흥행과 함께 KH바텍의 힌지 관련 기술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된 것이다.
최근 갤럭시폴드는 국내외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 추가 생산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KH바텍의 중장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매출 급증과 흑자 전환은 힌지 등 신제품 효과 덕분"이라며 "향후 국내외 폴더블폰 신제품 증가와 전기차 부품 시장 진입 등 중장기 성장 호재가 많다"고 평가했다.
최근 3년간 적자의 쓰라린 경험을 거친 KH바텍은 전기차 배터리용 방열판 등 신사업에도 적극적이다.
KH바텍은 '부부 공동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남광희 회장(14.91%)이며 2대주주가 남 회장 배우자인 김종숙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