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고유 자금과 대출 등으로 7조원을 조달해 미국 주요 거점 호텔 15곳(총 6912개 객실)을 인수했다.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 JW매리엇 에식스하우스 호텔, 샌프란스시코 인근 리츠칼튼 하프문베이 리조트와 웨스틴 호텔 등이다.
이 15개 호텔은 안방보험이 2016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에서 매입해 검증된 우량자산으로 평가된다. 안방보험이 경영난을 타개하고자 올해 해외 자산 매각을 시작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브룩필드, 싱가포르투자청(GIC), 블랙스톤 등 유수의 글로벌 투자자들과 벌인 경쟁에서 인수계약을 따냈다.
이번 계약은 호텔 투자에 대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의 승부수가 다시 한번 통한 사례이기도 하다.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투자전략을 이끄는 박 회장은 과거부터 관광업 성장으로 호텔 투자 수익률이 다른 부동산 자산에 비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해외여행을 즐기는 중국인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주요 거점 호텔이 임대료는 물론 평가 차익까지 상승할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다. 호텔 투자를 투어리즘 성장성과 일드(임대료) 안정성을 동시에 얻는 대체투자라고 본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은 2006년 중국 푸둥 핵심 지구에 위치한 상하이 미래에셋타워를 시작으로 글로벌 톱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스(시드니·한국)와 페어몬트 오키드(하와이·샌프란시스코)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까지 합하면 국내 최초로 세계 초우량 호텔 객실 1만704개를 확보하게 된다.
박 회장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지속적 수익을 창출하는 우량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며 "높은 수익만 좇는 익숙한 투자보다는 불편하고 힘든 의사결정이 되더라도 글로벌 분산투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저금리·저성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선호할 것으로 보고 일찍이 선제적으로 대체투자 분야에 투자했다. 2004년 국내 최초 부동산 펀드를 선보인 이후 포시즌스와 페어몬트 오키드 등 고급 브랜드 호텔을 인수했다.
올해 6월에는 독일 프라임 오피스 타우누스안라게(Taunusanlage 8) 빌딩을 25%가 넘는 내부수익률(IRR)을 거두며 매각해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투자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