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직원공제회와 SK가 10일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관에서 10억달러 규모 공동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차성수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왼쪽)과 장동현 SK(주) 대표이사가 협약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교직원공제회] |
기존 지주사 실적이 계열사에서 받는 로열티에 의존하고 있는 데서 탈피해 SK가 직접 포트폴리오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교직원공제회 입장에서도 경쟁적인 투자 환경에서 좀 더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K는 10일 여의도 교직원공제회관에서 장동현 SK 대표이사와 차성수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투자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공제회 가운데 민간기업과 공동투자를 위한 펀드를 단독으로 조성하는 것은 교직원공제회가 처음이다. SK가 투자처를 발굴해 5억달러 규모 투자를 하면 교직원공제회가 같은 규모로 투자금을 매칭해 공동투자가 이뤄지는 구조다.
SK는 기존 사업을 3개 포트폴리오로 나누고 신규 투자처 발굴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제약과 반도체 소재, 신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고 혁신기술과 글로벌 고성장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게 SK의 목표다. 이미 미국 의약품 생산기업 AMPAC, 중국 동박업체, 미국 셰일가스 수송·가공업체 등에 2016년 이후 약 4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SK와 교직원공제회는 이번 펀드를 통해 해외 기업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주로 SK가 해외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우리에게 투자를 제안하면 교직원공제회에서 검토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국내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SK가 이번 펀드 조성을 통해 에너지 사업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MOU를 계기로 SK에서 구체적인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하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는 국내 투자 환경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해외 우량 투자 대상을 발굴하기 위해 SK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차성수 이사장은 "이번 MOU는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성장을 이뤄온 SK와 교직원공제회가 지속적인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교직원공제회는 실물자산 위주 해외 투자에서 혁신기술과 신성장 산업으로 투자 대상을 다각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가 교직원공제회 손을 잡은 것은 교직원공제회의 규모와 투자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자산 36조6008억원을 보유한 교직원공제회는 국내 연기금 가운데 국민연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교직원공제회가 다양한 해외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한예경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