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삼성전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1% 오른 9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5거래일간 6.38% 올랐지만 지난해 주가와 비교하면 하락 폭이 크다. 지난해 3월부터 삼성전기 주가는 빠르게 뛰기 시작해 7월 장중 16만6000원까지 올랐다. 현 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54.21% 수준에 불과하다.
주요 사업부문 수익성이 악화한 점이 그동안 삼성전기 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로 대표되는 컴포넌트 솔루션, 모듈 솔루션, 기판 솔루션 등 세 부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MLCC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에 주로 사용되며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등도 함께 생산하는 구조다. 완제품 산업 사이클에 따라 삼성전기 실적 역시 함께 움직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 세계 IT 수요가 악화되며 삼성전기 실적 역시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올해 3분기와 4분기 삼성전기 영업이익은 각각 1739억원과 143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7.06%, 43.04% 떨어진 수치다.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며 판매가 줄자 MLCC 재고 소진 속도가 더욱 느려졌다.
이왕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전반적인 IT 수요가 침체됐다"며 "올해 안에 업황 회복은 힘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삼성전기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 거래처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카메라를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며 카메라 모듈 수요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기판 솔루션 사업부도 수익성이 부진한 사업부를 매각하며 보다 나은 실적을 보여줄 전망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20년 1분기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성수기로 진입하고, 자동차용 MLCC 공장도 가동된다"면서 "삼성전기 실적은 저점을 지나고 있으며 시장의 우려가 고점인 상태"라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