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 |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모험자본 시장 관련 펀드 운용 규모를 기존 6334억원에서 1조원으로 크게 늘릴 예정이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KB증권이 기존에 운용하고 있는 펀드는 11개 펀드, 6334억원 규모에 달한다. KB증권은 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과 같은 정책자금과 은행 등 계열사 및 민간 자금을 모아 다양한 분야에서 펀드를 결성했다. 운용펀드는 사모펀드(PEF), 신기술사업금융 펀드 등을 다양한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KB-스톤브릿지세컨더리PEF는 2403억원 규모로 기존 펀드가 보유한 투자자산을 인수하는 등 세컨더리 투자를 담당한다. 650억원 규모인 'KB-Sprott신재생제1호PEF'는 국내에서 개발·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사업의 지분 및 메자닌에 투자한다.
500억원 규모의 'KB-TS중소벤처기술금융PEF'는 기술금융평가기관 기술금융 상위 5등급 이상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맡는다. 940억원 규모로 형성된 '케이비-브레인 코스닥 스케일업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경우 저평가된 코스닥 상장기업 투자에 주력한다.
KB증권은 이 같은 모험자본 규모를 크게 늘리기 위해 국내 정책 자금 위탁 운용에 힘을 쏟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안에 공고되는 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 등 위탁운용사 선정에 추가로 참여해 펀드 재원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결성한 재원에 대한 소진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 5월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만큼 펀드 출자 및 직접 투자에 이 같은 부분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험자본 시장에서 KB증권의 본격적인 행보는 2017년 중소기업을 담당하는 SME(Small & Medium Enterprise) 금융본부를 신설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비상장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과 같은 모험자본 공급 시장은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주로 맡았지만 증권사에서 직접 모험자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KB증권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과거에 없던 혁신기업과 스타트업 출신의 유니콘 기업이 등장하는 만큼 증권사도 모험자본 공급에 대한 경쟁력을 갖춰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초기단계를 거친 KB증권은 현재 성장투자본부가 IB 부문에서 모험자본 공급을 맡고 있다. 2018년 신설된 KB증권 성장투자본부는 이후 국민연금, 한국성장금융 등으로부터 수천억 원대 출자를 받는 등 재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KB증권은 성장투자본부 주도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모험자본 시장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송원강 KB증권 성장투자본부장(전무)은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성장은 KB증권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KB증권은 기업의 창업부터 기업공개, 성장 과정에 따른 생애주기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을 전략사업으로 삼아 중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기업이 다양한 경로로 조성된 자금을 바탕으로 중견기업을 거쳐 유니콘 기업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스트럭처와 투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KB증권의 중·장기적 목표다. 혁신기업의 성장과 투자형 IB 입지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KB증권은 그룹 계열사들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연계해 투자한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내부 시너지를 창출하는 '투자형 IB'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말 정부가 도입을 예고한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의 경우 KB증권은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경영진이 직접 경과를 점검하고 있다. BDC는 지분 투자, 대출 등을 통해 비상장기업에 자금
KB증권 관계자는 "국내 도입이 완료되면 일반인의 비상장기업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모험자본 시장에 새로운 자금 공급 채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