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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29포인트(0.43%) 오른 1924.60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1980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847억원, 31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지난 20일과 23일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나타냈다. 27일 기준 8월 한 달간 매도 총액은 2조7145억원에 달한다. 지난 5월 이후 최대 규모 매도세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대외 악재가 외국인 매도세를 주도한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이달 초 3거래일 사이 코스피에서 1조3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코스피를 5% 가까이 끌어내리기도 했다.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이 외국인 급매도세의 원인이라면 MSCI 지수 변경은 이달 내내 잔잔하게 외국인 자금 유출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번 지수 변경을 통해 중국 A주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6%포인트 늘어난 반면 한국 비중은 13.1%에서 12.8%로 0.3%포인트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출이 이달 초부터 이뤄져온 것으로 추정한다. 외국인 패시브 자금 집행은 대부분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달 들어 외국인은 이 통로를 통해 1조7000억원가량 매도했다. 앞서 이뤄진 외국인 매도분 중 상당액이 지수 조정과 연관된 물량이었음을 짚어볼 수 있는 수치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지수 변경이 이뤄지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세가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일었지만 실제 영향은 미미했다. 코스피가 지난달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MSCI 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서 급락장을 거치면서 한국 증시 시가총액 자체가 줄어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지수 내 한국 증시 축소 조정이 이미 나타났을 것"이라며 "환율,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한국 증시는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러나 지수가 빠졌다고 외국인들이 선뜻 매수하기에는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태"라며 "미·중 협상, 미국 금리 인하,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등 여러 변수가 중첩된 9월이 외국인 수급을 좌우할 변곡점"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을 둘러싼 대외 이벤트 추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 향방이 극적으로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MSCI 신흥국지수 재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